스웨덴이나 핀란드 같은 북유럽 국가는 성폭력이 거의 없다고 한다. 모든 어린이를 대상으로 성교육을 의무화한 교육의 힘이 그 바탕이다. 이 곳에서는 만 4세부터 성장과정에 따라 연령별 맞춤 성교육을 시킨다. 15세가 되면 부모가 자녀에게 콘돔박스를 선물하며 피임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화를 나눈다. 물론 이는 성적으로 개방된, 성과 관련된 문제로 진통을 겪고 난 서양의 사례다. 하지만 서양의 사례라고 한쪽으로 밀쳐두기엔 지금 우리 아이들의 성지식은 생각보다 깊고 넓다. 이미 인터넷에 떠도는 음란물을 통해 나이에 걸맞지 않은 해로운 성 지식을 너무 많이 알고 있다. 어떤 경우는 어른도 놀랄 정도다. 성교육은 생활문화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어른들의 그것은 아직도 비밀스럽고 수줍다. 생물학적이고 도덕적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지루해하고 재미없어 한다. 얀트예 헬름스가 글을 쓰고 얀 폰 홀레벤이 사진을 찍은 '사춘기 내 몸 사용 설명서'는 기존의 성교육 책을 뛰어넘어 솔직하고 올바르게 성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책이다. 이른바 '까진' 질문과 '더 까진'대답, 그것들을 재치있게 풀어낸 사진까지 담겼다. 수위가 남다르다. 하지만 그 바탕엔 '즐겁고 재미있는 성이란 나와 상대방의 책임이 따르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깔려있다. 정확한 정보를 통해 스스로 책임지는 성을 사춘기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 책은 2013년 독일 올해의 과학도서상을 수상했다. 조선북스. 1만2000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