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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 지난 10년 제주 의료생태계에는 적지 않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10년 전만 해도 500병상을 넘는 종합병원 하나 없었고, 병원 시설도 1980~90년대 이전에 지어진 어둡고 비좁은 곳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500병상이 넘는 시설을 갖춘 병원이 3개나 되고, 정신병원 재활병원 등 전문병원도 새로 등장했다. 서귀포의료원도 번듯한 신축 건물로 이전하여 제주도 내 모든 공공병원이 2000년 이후 신축된 건물일 정도로 공공의료 시설의 현대화도 국내 최고 수준이다. 제주 의료생태계의 이런 발전에는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신설과 대학병원 신축을 위한 제주사회의 집합적 노력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국가의 지원을 받은 500병상이 넘는 현대화된 국립대병원의 신축을 계기로 도내 경쟁 병원들의 리모델링과 신증축이 이어졌고, 산북과 산남 간에 벌어진 의료인프라 격차 해소를 위해 서귀포의료원 신축으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지난 20년 제주의료의 이 같은 발전을 이끌어온 '국립의대 유치와 국립대병원 신축'을 위한 노력을 한 시기 제주의료의 변화와 발전을 주도한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치밀한 계획과 의도 하에 모든 성과를 얻게 된 것은 아니지만 현대화된 국립대병원의 신축이라는 공공부문의 기획과 투자를 계기로 도내 병원 간 경쟁이 촉진되면서 지금과 같은 변화와 발전이 이루어졌다. 또한 향후 제주 의료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색을 위해서라도 한 시기 발전 전략으로서의 성과와 과제를 제대로 돌아볼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 틀 내에서 운영되는 병원들을 곰곰이 살펴보면 병원 규모가 클수록 의료서비스 질이 좋은 병원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 물론 큰 병원들은 의료비가 비싸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지만 제주도민들도 암과 같은 중증 질환에 걸리게 되면 서울 유명 대형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유명 병원들이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 녹여진 능력 있는 의료진과 우수한 조직 문화와 역량도 큰 몫을 한다.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게 현재와 같은 건강보험 수가 보상 수준으로는 보다 큰 규모의 시설을 갖추고 많은 환자를 진료할 수 있어야만 차별화된 좋은 서비스가 가능한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등 다양한 전문 인력을 고용하여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종합병원들이 치열한 환자유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 자꾸 규모를 키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대로 국내 최고의 병원이라고 하는 아산병원, 삼성병원이라고 하더라도 300병상 수준의 분원을 운영하게 되면 그 병원은 300병상 수준의 중소병원일 뿐 국내 최고 수준의 병원이기 어려워진다. 아산재단이 전북 정읍에 운영 중인 400병상 규모의 아산정읍병원, 연세대학교병원에서 운영 중인 150병상 규모의 용인세브란스병원이 그 실례라 할 수 있다. 가정을 해보면 제주도민 입장에서 300개 병상짜리 병원 10개, 500병상 규모의 병원 6개, 1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2개로 의료생태계가 구성될 때 각각 의료 접근성, 도민이 지불해야 할 진료비 수준, 체감하는 의료서비스 질에 적지 않은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도 제주 의료생태계는 꾸준히 진화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도내 병원들도 보다 좋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60만 인구의 도서지역인 제주도의 의료 수요, 개별 병원의 규모, 경쟁 양상을 고려할 때 기존 제주의료 발전 전략의 효과는 한계 상황에 이른 듯하다. 새로운 전략을 고민할 때가 된 것 아닐까 싶다. <박형근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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