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n라이프
우리가 몰랐던 출판 비즈니스
햐쿠타 나오키의 '꿈을 파는 남자'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4. 05.09. 00:00:00
출판사 마루에사의 편집부장인 우시가와라. 그는 책을 내고 싶은 예비 저자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오는 재주가 탁월한 인물이다. 책을 한 권 만들어 내는데 들어가는 인쇄비와 교정비, 디자인비 명목으로 몇 백만 엔에 가까운 돈을 받아낸다.

책에 들어가는 비용은 몇십만 엔에 불과하지만 저자들은 이런 출판의 현실을 모른다. 책을 낼 수 있다는 출판사의 황홀한 제의에 저자들은 자신들의 '지적 허영'을 완성하기 위해 몇백만 엔이라는 돈을 아낌없이 마루에사에 투자한다.

마루에사는 이 돈을 책을 팔기 위한 홍보 비용이 아니라 출판사를 그럴싸한 꿈의 공장으로 보이도록 포장하는 일에 쓴다. 회사의 빌딩과 사무실은 점점 으리으리해진다.

일본 햐쿠타 나오키의 소설 '꿈을 파는 남자'는 우리들이 몰랐던 출판 비즈니스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점점 책을 읽지 않는 대중과 사회, 이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출판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 출판사 마루에사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에피소드가 불편한 진실로 다가온다. 김난주 옮김. 펭귄카페.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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