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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춘 칼럼
[김계춘 칼럼]2% 부족한 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입력 : 2014. 05.20. 00:00:00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慘事) 발생 34일째인 19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대통령이 '직접적인'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살릴 수도 있었던 학생들을 살리지 못했고, 초동대응 미숙으로 많은 혼란이 있었고, 불법 과적 등으로 이미 안전에 많은 문제가 예견되었는데도 바로 잡지 못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그러기에 지난 한달여 동안 국민 여러분이 같이 아파하고, 같이 분노했다는 것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저도 번민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나날이었다"며 "그들을 지켜주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비애감이 든다"고 그간의 소회를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 뒤 해경(海警) 해체와 이름값도 못한 안전행정부 및 해양수산부의 기구 축소를 예고했다. 또 전면적인 공직사회 개혁과 국가안전처 신설 등의 향후 대책도 밝혔다. 특히 "민관유착은 우리사회 전반에 수십 년간 쌓이고 지속돼 온 고질적 병폐"라며 '관피아(관료 마피아)'로 대변되는 민관유착의 고리를 반드시 근절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담화문 발표 말미에 박 대통령은 이번 참사 과정에서 다른 사람을 돕다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며 명복을 빌었다. "이런 분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는 대목에선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나 필자가 둔감해서인지는 몰라도 가슴에 찡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석고대죄(席藁待罪)란 옛말이 있다. '거적을 깔고 엎드려 윗사람의 처벌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TV 사극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이 말은 최근 들어 아예 시쳇말(유행어)이 됐다. 특히 세월호 사고 이후 '석고대죄'는 대통령을 향한 야권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했다. 국민이 상전(주인)인 시대에 그리 틀린 말은 아닌 것도 같다.

그렇다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석고대죄'를 권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자세는 가져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최종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스스로 밝힌 것처럼 나라가 이 지경이 된 데는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자 우왕좌왕 허둥지둥 갈피를 잡지 못하는 정부의 행태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실상(實相)을 똑똑히 목격했다. 그것은 사람을 잘못 기용하고 다스린 대통령의 허물이자 '죄(罪)'이기도 하다.

'관피아'를 척결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도 미덥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은 당초 낙하산·회전문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원칙과 신뢰'가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였기에 이를 믿었으나 그 약속은 곧 공염불로 끝났다. 공기업에 대한 낙하산 인사가 그 어떤 정부보다 높은 45%대로 나타난 것은 단적인 예다. 그리고 그 정점에 '관(官)피아'보다 더한 이른바 '정치(政治) 마피아'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임금이 모든 정사를 돌보는' 만기친람(萬機親覽)으론 결코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가 없다. 사람 몇 명, 조직 일부를 바꿨다고 될 일도 아니다.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진 불신과 분노를 풀고, 국민들의 돌아선 마음을 부여잡기 위해선 대통령부터 '모든 하천을 받아들이는 바다(海納百川)'가 되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석고대죄의 자세로' 국민에게 먼저 다가가야만 오늘의 위기를 내일의 희망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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