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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닥 희망을 걸었던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알제리에 완패했다. 경기 전 다짐했던 '1승 제물(祭物)'은 커녕 힘 한번 크게 못 써보고 2-4로 무릎을 꿇은 것이다. 우리가 축구대표팀의 1승을 그토록 바란 것은 16강, 더 나아가 8강에 대한 염원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현재 집단 우울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리라는 기대가 더욱 컸다. 그것은 단군 이래 최대의 국난(國難)이라는 IMF 시절 머나먼 타국에서 들려오는 박세리와 박찬호의 승전보가 우리에게 큰 힘을 주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慘事)' 이후 대한민국은 활력을 잃었다. 사고 발생 당시만 하더라도 이같은 비극으로 번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어린 학생들이 대거 탑승한 여객선 침몰에 진한 슬픔과 분노가 치솟았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슬픔과 분노는 한숨으로, 한숨은 곧 '무력감(無力感)'으로 바뀌었다. 그 이면엔 재난위기 대응에 무능·무기력한 정부가 있었다. 사고 초기 발표된 구조자수는 '174'에 멈춰진 이후 아무런 변동이 없었다. 구조작업에 들어간 지 벌써 두 달여가 훨씬 지났지만 12명은 아직 시신 수습조차 하지 못한 채 사망도 아닌 실종(失踪)으로 분류되어 있다. 현재 진도 팽목항엔 일부 가족들이 남아 있지만 울음마저 흘릴 힘이 없어 적막감이 감도는 스산한 항구로 변한지 오래다. 정부의 무능·무기력은 검·경의 수사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세월호 사고를 낳게 한 '진범(眞犯)'이자 '구원파 교주'인 유병언 검거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으나 헛발질만 계속 중이다. 자타칭 전문가들이 갖가지 추측을 내놓고 현상금도 5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그러나 유병언의 행방은 설왕설래만 오갈 뿐 오리무중(五里霧中)인 상태다. 급기야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는 대통령의 한 마디에 육·해·공군까지 투입됐다.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쓴다'는 비판에도 불구 이를 강행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창피도 이런 창피가 있을 수 없다. '대한민국 개조(改造)'를 부르짖으며 단행한 국무총리 인선 또한 '인사 참극(慘劇)'으로 나타나고 있다. 안대희 총리 후보가 '전관예우' 파문으로 자진사퇴한데 이어 문창극 후보자 역시 "일제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등의 과거 '발언파문'으로 궁지에 몰렸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까지 나서 사퇴를 요구하는가 하면 인사검증 총책인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 자체가 사면초가(四面楚歌) 신세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 21일엔 육군 22사단에서 제대를 석달 앞둔 병장이 수류탄 투척과 함께 소총을 난사해 동료병사 10여명을 사상(死傷)케 하고 탈영하는 기막힌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23일 임모 병장이 자살을 시도한 후 병원에 후송되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과 군부대 인근 주민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이런 와중에 혁신(革新)을 외치던 새누리당의 당권경쟁이 끝내 진흙탕 싸움으로 흐르며 구태(舊態)가 재연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우리의 모든 적폐(積弊)가 지금 이 순간에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이 의지할 곳은 그 어디에도 없는 듯 하다. '무력감'에 젖은 사람들이 "아, 이게 과연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인가"라는 통곡(痛哭)소리가 위정자들에겐 들리지도 않는가. <미디어본부장 겸 논설실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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