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나는 지금 컴퓨터 책상 앞에 짝이 되어 있는 의자에 앉아 작업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물론 편하게 작업을 도와줄 의자에 엉덩이를 깊이 하고 앉아 고마운 인사를 나눔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나에게 오늘도 살아있음에, 그리고 아직도 쓰일 곳이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이처럼 집에서는 물론이고 여기저기서 쉽게 의자를 만나면서 하루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앉을 의자 그리고 주인이 정해져 있는 의자 또는 누구든지 언제나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만나면서 앉아 마땅한 자리를 찾아 권하게 됩니다. 우리 집만 해도 거실에는 등나무 의자가 놓여 있고, 컴퓨터 앞에는 키 높은 의자가 있고, 그 옆에 접이용의자도 놓여있습니다. 그리고 거실 한가운데에 낮은 탁상에는 다리를 펴고 앉아 담소를 나누는 의자도 있고, 부엌에는 식탁의자가, 화장대 앞에도 키 작은 의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피아노 앞에도 피아노 의자가 있고, 책상 앞에도 의자가 있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에 있는 의자들은 모두가 쓰임새에 따라 앉을 사람이 다 정해져 있습니다. 이렇게 주인이 정해진 의자들은 매일처럼 자주 엉덩이를 붙여 온기를 주다 보니까 의자에게도 사람의 체온이 전해져서 주인의 체온이나 성품 건강상태 등을 기억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좀 더 편하게 쉴 수 있는 각도를 잡기 위해 의자 등받이 위치를 조절하거나 그게 잘 안될 경우에는 의자를 바꾸게 됩니다. 왜냐하면 의자는 편히 쉬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어떤 일을 하기 위하여 편한 자세를 만들어주는 중요한 임무를 지닌 역할자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나는 허리수술을 한 후로 입식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의자 없이는 움직임이 불편하여 의자는 나의 분신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는 의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답니다. 하지만 공공을 위하여 야외에 설치되거나 공간에 놓여있는 의자들은 앉아있기에 편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쉽게 바꿀 수가 없는 상황을 불평보다는 이해하는 편이 속 편한 현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어느 곳에 설치하고 어떤 기능을 필요로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기획하고 준비해서 설치를 하였겠지만 막상 설치를 끝내고난 현실에선 불편하고 아쉬운 마음이 후회주머니를 자극할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이 되었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의자는 각자의 집안에 놓여있는 의자들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용하기 불편하면 바꿀 수도 그렇지 않으면 좀 불편한 대로 친하게 지내보자는 마음을 가족 안에서 주고받으며 해결할 수 있으니까 그렇습니다. 나는 가끔 우리도 때론 의자의 역할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일지언정 외롭고 고달픈 자의 말벗이 되어주거나 심신이 허약하여 아픈 자에게 등을 내밀어 튼튼한 신체는 아니어도 팔다리가 되어주거나 하는 등의 행동으로 어느 누구에게 한번 쯤 의자노릇을 한 적은 있을 것입니다. 동네 공원에 놓인 의자는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나온 어르신들에게는 언제 만나도 좋은 쉼터일 것입니다. 아직은 어르신 대열에 오르지 않아도 되는 나이 임에도 언제부턴가 공원 군데군데 놓여 있는 의자를 만날 때면 기분 좋은 친구를 만나는 반가운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누구에게나 등을 내 줄 수 있는 편한 의자가 놓인 쉼터로 아침 산책을 나갑니다. 그때마다 나를 만나는 의자를 향해 고마운 인사를 합니다. 누군가를 위해 편하게 쉬도록 온몸을 내어주는 의자에게 사랑의 마음을 보내면서! <조옥순 현대문예 제주작가회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