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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행운의 숫자 '7'
입력 : 2014. 06.27. 00:00:00

강현식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7이란 숫자는 행운의 상징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아픔을 간직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2013년에 제주대병원에 처음 발령을 받은 후에 자의 반 또는 타의 반으로 암이 의심되는 환자를 1년 동안 타 지역으로 직접 보낸 숫자이다. 이 중에는 경제적으로 힘든 가정도 있어서 더욱 가슴이 아프다. 지금까지는 별다른 문제없이 항암 치료를 잘 받고 있다는 얘기를 추후에 듣게 돼서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 현재는 제주대병원에서 소아병동 위치를 옮기기 위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때마침 소아암병동도 같이 만들어 지고 있다. 여기서 만약이란 말을 하기가 조심스럽지만, 만약에 좀 더 일찍 소아암병동이 만들어지고, 교육받고서 숙련된 인력들이 진즉에 있었으면 7명의 소아암 환자들은 항암 치료를 여기서 받을 수 있었으리라.

아픔을 간직하는 숫자이지만 이제는 다시 행운의 숫자로 남을 수 있게 되었다. 제주도청, 도의회 및 소아암협회의 도움으로 예산이 지원되어 현재 소아암병동을 만들기 위한 기초 공사를 진행 중이다. 아마도 올해 8월 즈음이면 소아암병동이 만들어 질 수 있겠다. 그러면 신환이 생길 때 이전 같이 타 지역으로 환자를 보내는 것이 아닌 진단과 치료를 제주에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속담에 '첫술에 배 부르냐'라는 말이 있듯이 처음부터 모든 것을 만족시키면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기초적인 병동이 마련 됐으니 기본 조건은 갖추어진 셈이다. 이후로는 교육되고 숙련된 인력들을 보강하면서 항암 치료에 특성화된 병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 될 것이다.

소아암의 치료 핵심은 물론 소아혈액종양 분과 전문의이다. 하지만 이 치료를 위해선 진단부터 시작이 된다. 골수검사를 판독할 수 있는 진단검사의학과, 조직검사를 하게 되면 병리과의 판독이 필요하며 영상 검사 판독 및 항암제 투입을 위한 지속적인 혈관확보를 위해 중심정맥을 소아영상의학과에서 하게 된다. 이 외에도 덩어리를 수술로 제거하기 위한 소아외과, 뇌에 생긴 종양은 소아신경외과, 방사선 치료를 위한 방사선종양학과, 항암제를 다루기 위한 항암 전문 약사도 필요하다. 그 외에도 소아이비인후과, 소아안과, 소아비뇨기과 등 각 과마다 소아 세부 전문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소아암 치료를 위해 많은 인력들이 필요하며 여러 전문 분야의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모든 것을 만족스러운 상태에서 시작할 수 없지만 첫발을 내디딘 만큼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하나씩 채워지리라 생각된다.

예산 확보가 가장 큰 문제이긴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미래이자 희망인 소아들의 건강을 위한 어린이병원을 제주에 세워야 한다. 제주도는 인구대비 소아 인구 비율이 21.9%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따라서 소아를 24시간 관리할 수 있는 어린이병원이야말로 타 시도에 비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소아암병동 개원이 어린이병원으로 가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강현식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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