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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고로 '인사(人事)는 만사(萬事)의 기본'이라 했다. 인사의 요체는 사람을 잘 골라서 쓰는 일(선발)과 이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등용)이다. 자칫 이게 잘못될 경우 망사(亡事)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태평성대의 대명사격인 '요순시대'는 고대 중국 역사상 가장 살기가 좋았다는 때를 일컫는다. 요순(堯舜)정치의 핵심은 인재를 제대로 길러 올바르게 등용하는 '용인(用人)'에 있었다. 조선시대 성군으로 추앙받는 세종대왕은 집현전을 설치하여 인재를 기르고 적재적소에 등용함으로써 조선왕조의 기틀을 다졌다. 정조대왕 또한 규장각을 통해 신분의 차별 없이 우수한 인재를 육성했고 능력 위주 발탁의 인사정책으로 조선 후기 문예부흥기를 이끌었다. 중국 역사에서 명군으로 꼽히는 당태종의 '정관(貞觀)의 치(治)'도 인사에서 비롯됐다. 태종은 황제 후계권을 놓고 형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집권한 후 위징(魏徵)을 전격 발탁 중용하고 재상으로까지 승진시켰다. 위징은 당초 황제 경쟁과정에서 형의 편에 서서 자신을 죽이려 했던 인물이었으나 태종은 그의 식견을 높이 샀다. '제왕은 무엇을 중시해야 하는가'를 묻는 태종에게 위징은 '삼경훈(三鏡訓)'을 들려준다. 세 개의 거울, 즉 동경(銅鏡)은 매일 아침 자기를 비추어보는 거울이다. 사경(史鏡)은 역사 공부를 통해서 국가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잡으라는 뜻. 그리고 인경(人鏡)은 사람을 잘 알아보고 골라서 쓰라는 것이었다. 원희룡 제주도정의 인사를 놓고 말들이 많다. 특히 7일 오후 정무부지사와 행정시장이 발표되자 논란은 더욱 가열 중이다. 인선 절차와 인물 선정이 잘못됐다는 여론이 비등한가 하면 심지어 '이미지 정치' 혹은 '무늬만 협치(協治)'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를 냉정하게 따져보면 논란의 와중엔 '조직'보다는 '사람'의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게 정확할 듯 싶다. 우선 "단지 시민단체 활동 경력만으로 45만 제주시정을 이끌어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다. 이와 함께 제주지역 실정을 거의 모르는 정무부지사가 과연 대도민 소통과 의회와의 협력관계 구축 등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어떻든 '새로운 변화'와는 거리가 멀지만 원희룡 도정의 사실상 첫 인사는 단행됐다. 물론 인사권은 도지사의 고유 권한이다. 자신의 비전을 공유하고 실천에 옮길 사람들을 발탁하고 기용하는 것도 그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인사와 관련 첫 단추를 잘못 끼워 도정(道政)이 흔들릴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 몫으로 돌아간다. 이번 인사가 부디 '망사'가 되지 않기만을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노자의 도덕경에서 유래된 '공성신퇴(功成身退)'란 말이다. 이는 공을 세워서 이룬 뒤에 자리다툼을 하지 않고 겸허히 물러난다는 뜻이다. 유방이 초패왕 항우를 물리치고 한(漢)나라를 건국한 바탕엔 세 명의 주요 참모가 있었다. 최고의 지략가이자 정책 전문가인 장량(張良), 싸우기만 하면 승리로 이끈 무장 한신(韓信), 후방의 민심을 안정시키고 적시에 물자를 조달한 소하(蕭荷)가 그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말로는 달랐다. 장량은 큰 공을 주장 않고 귀향해 천수를 누렸다. 이에 반해 한신과 소하는 부귀권세만 바라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이른바 새 지사 측근들이 곱씹어야 할 경구(警句)가 아닐 수 없다. <미디어본부장 겸 논설실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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