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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말, 연초부터 계획되었으나 좀처럼 일정을 맞추지 못하던 건축위원회의 선진지 답사 프로그램에 동행할 기회가 있었다. 답사 예정지는 최근 제주에 진행중인 대형 리조트 개발의 유사한 사례를 둘러볼 수 있는 싱가포르와 쿠알라룸프르의 두 도시이다. 요즘 싱가포르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의 옥상 수영장에 몸을 담그곤 도시 풍경을 감상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 우리 일행도 역시 도착 첫날 밤 수영장에서 바라보는 싱가포르의 야경에 심취하였다. 그야말로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궁극(窮極)의 장소'라 할 수 있다. 2011년 준공된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은 이스라엘 출신의 건축가 '모세 샤프디'의 작품으로 축구장 세 배 크기의 수영장을 세 개의 타워 옥상에 올려놓은 구조적 대범함과 각종의 엔지니어링 구법으로 세계 최고 난이도의 건축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모 건설사가 성공적으로 완공하여 화제가 되기도 한 건축이다. 2000여 실이 넘는 객실 수용 능력과 카지노, 컨벤션, 쇼핑센터, 갤러리가 어우러진 복합건축의 규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대형 건축물에 섬세하게 적용된 디자인의 완성도에서 명품 건축으로서의 품격을 느낄 수 있었다. 싱가포르의 상징인 '머라이언'상과 더불어 이미 도시의 브랜드 이미지가 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제주에도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과 비슷한 높이인 초고층 건축의 인허가 행정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교통의 문제, 일조권의 문제, 재난안전의 문제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지적과 더불어 카지노의 인허가까지 대두되면서 새로운 도정의 해법에 주목하고 있는 시점이다. 개인적으로 행정은 일관성에 대한 대외적 신뢰를 잃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고도가 높다고 하면 어느 정도가 적당한 높이인지 누가 섣불리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순간 산재한 여러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민이 공감하고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계적인 명품 건축으로 진화하도록 제주 사회가 합의점을 찾을 수는 없을까 하는 건축가로서의 바람이 있다. 2009년 시행된 '제주특별자치도 경관관리계획'에서는 제주의 경관적 목표를 '서사적 풍경의 구축'이라는 원론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한라산' 이외의 아이콘적 건축을 지양토록 하고 있으나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최근 제주는 유사 이래 최대의 자본 집중 시대에 놓여 있다. 또한 정체성을 이루는 원형질적 문화와 더불어 세계의 보편적 문화의 극렬한 충돌의 시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갈등구조의 지혜로운 조화와 균형이 새로운 리더에 대한 기대가 아닐까 한다. 도시와 건축 정책에 대한 리더의 현명한 판단을 위해서는 좀 더 효율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행정조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번 답사에서 방문했던 싱가포르 도시개발청(URA; Urban Redevelopment Authority)은 현재 싱가포르의 도시발전을 가능케 한 공공지원조직으로서 제주가 참조할 만하다. URA는 '싱가포르를 살고, 일하고, 즐기는 위대한 도시로 만들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도시공간의 개념 설계에서부터 그 실현까지 일관된 관리와 시대적 변화 상황을 반영한 지속적인 정책들을 개발하고 지원함으로써 시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한다. 건축기본법에 근거하여 2014년 초에 발간된 '제주건축기본계획'은 제주의 미래 모습으로 '건축문화와 함께하는 품격도시'를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건축을 문화라 논하면서도 온갖 제주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몰려있는 건축의 상황은 건축인의 한 사람으로서 비통하다. 이웃나라의 명품 건축과 행정조직의 사례를 답사하며 이 시대의 제주가 건축문화와 함께하는 품격도시로의 변이에 성공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양건 가우건축 대표>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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