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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등재 7주년을 맞은 거문오름 트레킹 현장에서 제주를 빛내고 있는 검은 색깔의 유산적 가치를 새삼 느껴본다. 겉이 검다고 속살마저 하찮게 여겼던 대상이 무지개 빛 보석으로 변신중이어서 그런지, 그들의 존재 가치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제주의 7대 비경을 비롯하여 향토음식, 아름다운 도로, 건축물, 특산물 등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7대 명품들을 탄생시킨 검은색의 보물을 지키는 책무에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우선, 제주도 지도 위에 펼쳐진 검은 점의 오름들이다. 특히 거문오름은 엄청난 용암을 뿜어내면서 탁월한 가치를 지닌 만장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과 같은 용암동굴을 만들어냈다. 이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3관왕의 홍보대사가 되고 있다. 또한 거문오름과 같은 여러 오름에서 터져나온 용암에 의해 만들어진 곶자왈은 제주 생태계의 허파이며, 생태관광의 최적지로 자리잡고 있다. 둘째, 현무암의 돌담이다. '흑룡만리'라 불리는 밭담을 비롯하여 올렛담, 잣성, 산담, 동자석, 정주석, 맷돌, 방사탑, 원담 등은 옛 선인들의 피와 땀이 맺혀 있는 유산이다. 최근 밭담은 세계중요농업유산과 국가유산으로 지정될 정도이며, 제주의 돌담은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문화유산에 속한다. 셋째, 검은 숲이다. 산천단의 곰솔을 비롯하여 전역에 분포하는 소나무숲은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이다. 곳곳에 숲을 이룬 곰솔들이 소나무재선충으로 무참히 잘려 나가는 와중에, 300여년을 살아온 산방굴사의 곰솔이 사라졌다는 소식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주의 검푸른 숲은 에코힐링의 명소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듯이, 세계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제주도민들이 꼭 지켜내야 할 생명이다. 넷째, 큰부리까마귀, 가마우지, 흑로, 오소리와 같은 검은색을 지닌 제주의 야생동물들이다. 특히 제주 사람들은 까마귀와 깊은 인연을 맺고 살아왔으며, 구전이나 속담에 잘 반영되어 있다. 최근 유네스코에서는 제주어를 소멸위기에 놓인 언어로 지정했는데, 까마귀와 관련된 속담을 통해 제주어와 제주의 생활문화가 길이 보전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제주의 자연환경이 생태적이면서 문화적 영혼도 함께 품고 있을려면, 토종 동물들의 생물학적 가치를 높게 평가해야 된다. 다섯째, 검은 도새기이다. 흑돼지는 제주 사람들의 경조사에 꼭 필요한 음식이며, 제주가 장수의 섬으로 인정받는데 크게 기여한 최고의 웰빙 자원이다. 예전에 제주의 재래식 화장실이었던 돗통시는 사람의 배설물과 먹다 남은 음식물을 처리해주고, 농사에 필요한 거름을 생산하던 곳이었다. 최근 돼지고기가 제주 7대 특산물에 선정되었으며, 돼지고기가 들어간 궤기국수는 향토음식으로도 지정되어 그 가치와 맛을 인정받고 있다. 여섯째, 제주의 흑우이다. 육지 흑우와 달리 몸 전체의 모색이 진한 검은색이다. 2014년 제주가 말산업 특구로 지정될 정도로, 제주는 말산업의 전진기지이다. 그만큼 제주는 목축을 위한 천혜의 초원조건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축의 유전자원도 뛰어나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흑우도 제주마와 비교할 때 결코 뒤지지 않은 미래의 동력 자원이다. 마지막으로 제주의 해녀이다. 한때 검고 흰 소중이를 입고 물질을 해왔으나, 지금은 모두 검은색의 잠수복을 입는다. 제주 바다를 온전히 지켜오는데 일등 공신을 한 해녀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이제 제주인의 정신문화와 생업문화를 간직한 제주해녀가 범국민적 지원을 통해 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김완병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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