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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려드는 사람, 망가지는 자연… 장수村의 몰락', 올해 초 조선일보에 게재된 기사 제목이다. 불가리아 스몰리얀, 이탈리아 사르데냐, 중국 바마, 일본 오키나와가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장수촌이었다가 '외부의 손을 타며 망가진' 대표적 사례로 소개된 지역들이다. 스몰리얀은 유산균 불가리쿠스로 만든 전통 요구르트 대신 공장에서 만든 유제품과 패스트푸드로 식단이 바뀐 탓에, 사르데냐의 목동들은 하루 20㎞ 이상을 걷는 대신에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하며 목동 일을 하는 탓에 수명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중국 각지에서 암,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이 건강 회복을 목적으로 장수마을 바마로 몰려들면서 마을 환경이 황폐해지고, 외지 환자들을 대상으로 마을사람들이 영업활동에 바빠진 탓에 장수인구가 줄어든다고 한다. 오키나와는 세계 최장수 국가인 일본의 43개 현(縣) 중에서도 가장 오래 사는 현, 세계 최고 장수의 섬으로 한때 유명했으나 90년대 후반부터 그 지위를 잃고 있다. 1995년 기준으로 출생 시 오키나와 현에서 출생한 남자 아이의 기대여명이 상위 4위이던 것이 5년이 지난 2000년에 26위로 급락했고, 2010년에는 30위로 더 떨어졌다. 그나마 장수의 섬 오키나와의 자존심을 버텨주던 여자 아이의 기대여명 1위 자리마저도 2010년에는 3위로 내려앉았다. 이러한 변화는 채소와 과일을 중심으로 한 전통 식단에서 패스트 푸드와 서구식 식습관으로의 변화, 운동 부족, 비만인구 증가와 함께 만성질환이 증가한 때문이다. 제주도도 장수의 섬으로 불려 왔다. 하지만 그 근거가 미약할 뿐 아니라 미래 전망도 불투명하다. 현재로서 제주를 장수의 섬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객관적 근거는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노인 인구비율이 전국 1위라는 것 뿐이다. 하지만 70~80대 이상 노인 인구비율로 그 범위를 넓히면 제주의 순위는 중위권으로 떨어진다. 다양한 생존 인구의 사망 위험을 반영해서 산출하는 출생시 기대여명도 2011년 기준으로 제주는 82.18로 82.67인 서울에 이어 2위다. 서울의 환경 수준과 바쁜 생활을 고려할 때 서울에 뒤진 2위를 근거로 장수의 섬으로 부르기에는 다소 머쓱하다. 제주의 기대여명이 2위에 오를 수 있는 것도 전국 1위인 여성들 때문이지 남자들 기대여명은 전국 평균에 못 미친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기대여명이 낮은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2012년 표준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가 서울이 339.7명으로 가장 낮고, 제주는 383.3명이다. 제주도민 10만명 당 서울시민보다 매년 43.6명 더 죽기 때문에 기대여명이 서울에 뒤쳐진다. 서울과의 격차 발생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건 운수사고와 자살을 포함한 외인으로 인한 사망, 즉 사고사다. 서울보다 24.3명 더 사망한다. 한마디로 제주도 '안전' 일반이 서울보다 못한 탓이다. 악성 신생물, 즉 암으로 인해 서울시민보다 1년에 11.1명이 더 사망한다. 조기 검진 실천율을 높이고 치료 인프라 개선도 필요할 것이다. 그나마 제주도가 서울보다 사망률이 낮은 건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인 당뇨병(1.2명), 심장 질환(0.9명), 뇌혈관 질환(2.4명)이다. 성인들의 생활습관병으로 인해 장수마을의 지위를 잃고 있는 오키나와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동 청소년과 성인의 건강조사 결과를 보면 이마저도 지속될 지 의문이다. 2013년 제주도 학생들의 비만율은 20.1%로 전국 1위이고,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확인된 19세 이상 성인의 비만율 또한 전국 1위다. 고위험 음주율, 걷기 실천율, 흡연율 성적 또한 전국 최하위권이다. 제주도와 오키나와의 경제발전 속도와 경과의 차이까지 고려하면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참고로 부산시민은 서울시민보다 1년에 10만명당 심뇌혈관질환으로 51.9명이나 더 죽는다. 이 격차를 줄여야 장수의 섬, 제주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박형근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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