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현장 리포트]서귀포 혁신도시 시설관리 감감
몇달 전 조성… 공원 등 곳곳 난장판
LH서 조성후 관리권 도로 이관 안돼 관리 사각지대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입력 : 2014. 07.28. 00:00:00

▲제주혁신도시에 각종 시설이 조성된 지 6개월이 넘었지만 공원·도로·화장실·체육시설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돼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화장실·체육시설 등 흉물스럽게 방치돼 이미지 먹칠

"인도블록 사이로 삐져나온 잡풀은 사람 키보다 높게 자라 있고 공원에는 술판을 벌였던 쓰레기, 화장실은 오물이 넘쳐 문이 잠겨 있는 상황이 말이 됩니까?"

제주혁신도시에 공공기관이 본격적으로 이전되고 1000여가구가 입주한 아파트단지까지 들어섰지만 혁신도시에 조성된 각종 시설은 몇개월만에 흉물스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본지가 지난 1월 '길로 떠나다' 기획을 통해 혁신도시내 공원·녹지축이 연결된 '바람모루 올레'를 명소로 소개했지만 조성된지 6개월이 넘은 지금은 공원·도로·화장실·체육시설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곳은 외돌개에서 월평포구까지 서귀포해안을 잇는 제주올레 7코스와 고근산을 거쳐 월드컵경기장에 이르는 7-1코스를 잇는 새로운 올레코스가 되기에 충분해 도보여행객들로부터 인기를 모았지만 관리가 안돼 방치되면서 도보여행객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혁신도시 사업시행자는 LH공사로 사업이 마무리되면 관리권을 제주도가 넘겨받아 행정시 관련부서에 맡겨야 하지만 '마무리'에 대한 기관간 입장차로 도에서 넘겨받지 못한 상황. 이에 따라 행정시에서도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

더욱이 제주도에서는 이전대상 기관에 대해 조기 이전을 촉구하고 있지만 사실상 조성된 공원 관리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도시디자인본부 업무보고 자료에도 추진실적과 추진계획에는 이전대상 기관 이전에 대한 내용만 나열할 뿐 조성된 시설 관리에 대한 것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원 곳곳에 조성된 화장실은 오물과 쓰레기가 밖으로 넘쳐나면서 근처에 가기도 힘든 상황으로 지금은 아예 문이 잠겨 있다. 도로 곳곳은 벌써 파손된 채 방치되어 있고 도로변은 장기간 세워진 중장비차량으로 점령당했다.

인도 블록 사이로 나온 잡풀은 초기에 정비되지 않아 1m를 훌쩍 넘어 단단하게 뿌리내리면서 인도블록이 들려져 있다. 공원에 비치된 운동시설은 비닐도 벚겨지지 않은 새 것이지만 이미 비닐 사이로 녹이 슨 채 방치되어 있다.

쉼터로 조성된 파고라 시설은 취객들의 흔적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먹다버린 음식물쓰레기와 술병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것이 목격됐다.

이 때문에 이전이 완료된 공공기관을 찾은 관계자들도 눈살을 찌푸리는 상황이다.

김모(52·경기도)씨는 "교육일정을 끝내고 혁신도시내 공원이 잘 조성된 것 같아 산책하려다 공원 화장실을 보고 너무 불쾌했다"고 지적했다. 주민 최모(38·서호동)씨도 "조성 후에는 주민들이 산책하면서 행복감을 느꼈던 도심공원들이 관리주체가 없이 방치돼 몇달만에 이런 상황이라는 것은 제주도가 진정한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도 관계자는 "LH에서 기반시설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서귀포시로 넘겨져 공원·도로 등 분야별로 담당부서가 맡아야 할 상황이지만 현재 마무리가 미흡한 부분이 있어 관리를 넘겨주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