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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춘 칼럼
[김계춘 칼럼]增稅 없다더니… '庶民은 봉인가?'
입력 : 2014. 09.16. 00:00:00
박근혜 정부가 집권 이전부터 누누이 강조해왔던 '증세(增稅) 없는 복지'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가 담뱃값에 이어 주민세와 자동차세까지 줄줄이 인상 방침을 밝히며 증세 논란이 불붙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효과적 금연정책'과 '우회(迂廻) 증세' 주장이 팽팽히 맞서 있는 담뱃값의 경우를 보자. 정부 계획대로 내년 2000원이 인상된다면 당장 한해 2조8000억원의 세수가 늘어난다. 주민세와 자동차세 등 지방세제 개편으로 인한 세금도 1조4000억원 정도 더 걷히게 된다. 지난해 월급쟁이 증세 논란을 불러왔던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역시 사실상 1조원 짜리 증세였다. 이를 합하면 무려 5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같은 증세는 없다"고 강변(强辯)한다.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인상될 세금 모두가 부자보다는 서민들에게 더 타격이 크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먹고 살기가 빠듯한 게 대다수 서민들의 삶이다. '서민은 봉이냐'는 반발과 비판의 목소리도 그래서 나온다.

경제 활력 저하에 따른 세수(稅收) 감소나 재정 여건 악화 등을 고려할 때 증세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수단이다. 사정이 그렇다면 이를 솔직히 설명하고 정면 돌파해 나가는 정공법(正攻法)을 택했어야 했다. 그러나 정부가 보이고 있는 행태는 그야말로 '꼼수' 그 자체다.

담뱃값 인상만 하더라도 정부는 '금연(禁煙) 종합대책'으로 포장해 발표했다. 한 통계에 의하면 국내에서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5만8000여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한국 성인남녀의 흡연율은 43.7%로 OECD 회원국 평균의 2배 수준이다. 청소년 흡연율 또한 25%로 그 폐해가 매우 심각하다.

이처럼 국가적 차원의 질병 감소나 의료비 절감, 청소년 건강 등을 보호하기 위한 금연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한다. 논란의 초점은 '금연 종합대책'이란 미명(美名) 하에 가려진 정부의 속내다.

현재 연간 총 6조원의 담뱃세 가운데 실제 금연과 관련된 예산은 고작 120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건강보험의 재정을 메우거나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부족한 곳간을 채우는데 투입된다. 금연을 명분(名分)으로 한 담뱃값 인상은 결국 서민들 주머니를 털어 세수를 늘리는 사실상의 증세란 말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이와 관련 야권에선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내놓은 '부자(富者) 감세' 정책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체 파이를 키워 그 혜택이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한다는 논리의 부자 감세로 인해 MB정부 5년동안 무려 100조원의 세금이 줄었다는 것. 최근 들어 재정 및 복지 수요가 대폭 늘어나면서 세금이 더 필요한 상황에선 부자들이 세부담을 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세 논란과 관련 정부 관계자는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금연정책으로 담뱃값을 올리다 보니 세금 인상으로 나타난 것"이라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삼척동자라도 이를 곧이 들을지는 의문이다.

차제에 정부는 좀 더 솔직해져야 한다. 어설픈 해명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어려운 나라 살림 형편과 복지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해야만 국민들도 비로소 공감할 것이다. "정직이야말로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한 사람은 바로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었다. <미디어본부장 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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