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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끌벅적하던 여름철 성수기도, 추석 연휴도 지나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게 제주에도 가을이 찾아든 모양이다. 여전히 푸른 초목들이 섬을 감싸안고 있지만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억새꽃들이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리고 있다. 가을이 활짝 만개하기 전 필자도 잠시 일을 내려놓고 그동안 미뤄둔 휴식을 즐기는 중이다. 필자는 동부지역에 여행자들이 묵어가는 작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는 개별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숙소로 실로 다양한 사람들이 찾고 있다. 이들 여행자들의 특징은 렌터카 외에 자전거, 스쿠터,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도보 여행 형태가 많고, 제주의 유명 관광지를 벗어나 마을 구석구석까지 여행지 범위가 넓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관광업계에 종사하는 도민들 외에도 일상 생활 중인 도민들을 만날 기회도 많다. 지난 여름 성수기동안 제주 여행 중 만난 도민들에 대한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첫번째, 도민들의 친절도에 관한 이야기다. 많은 이들이 제주사람들이 친절하다고 하고, 또 많은 이들이 불친절하다고 한다. 왜 이런 엇갈린 평가가 나올까. 물론 개인적 성향에 따른 차이도 있겠지만, 사실 이 부분은 여행자들의 제주에 대한 부족한 이해탓도 있다고 본다. 제주는 바람이 많은 곳이다. 그것도 거세고 자주 불어온다. 때문에 야외에 있을 때 제주 사람들이 대화하는 소리를 들은 여행자들은 십중팔구 그들이 싸우고 있다고 오해한다. 거기다 바다에서 일하는 해녀분들은 거친 파도와도 대항해야 하니 거의 소리치듯이 말을 나눌 수밖에 없다. 이런 배경을 모르는 여행자들은 제주 사람들이 원래 친절하지 않다고 여길 수 있다. 실제 여러 여행자들로부터 비슷한 이야기를 듣고서 그런 오해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나는 여행자들에게는 이같은 배경을 설명해주며 오해를 풀고는 하지만 어찌됐거나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또는 정말 불친절한 상황을 만났을 수도 있다. 바쁜 밭일 중에 길을 물어본다거나, 시간이 늦어진 버스를 잡고 이것저것 물어보는 여행자들도 간혹 있다. 그냥 모른 척 하고 싶고 퉁명스런 말투가 튀어나올 수도 있다. 각자의 입장이 있으니 잘잘못을 가릴 수는 없다. 다만 여행자들을 단순히 관광객이 아닌 멀리서 우리 마을을 찾아온 우리 손님이라고 생각해보는건 어떨까. 늘 오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번 마주친 인연인데 잠깐 내 시간을 조금 내어줄 수도 있고, 조금 더 상냥한 말투와 미소로 맞아줄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한마디, 얼굴 표정이 제주도민 전체에 대한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두번째는 제주어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버스 여행자들은 매일 저녁 모이면 자신들이 들은 제주말을 쏟아내며 궁금해한다. 그냥 지역 사투리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지만 이들에게는 제주를 추억하는 즐거운 경험으로 여긴다. 버스에서 할머님이 자신을 보고 "똘 같다"며 귤을 주셨다는 친구도 있었다. 뜻을 궁금해하길래 딸이라고 알려주니 여행 중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며 좋아했다. 제주어가 예쁘고 재밌다며 더 알아보고 싶다는 이들도 많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괜스레 기분이 좋다. 제주의 자연과 더불어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 생각 같아서는 여행자들을 위한 제주어 강좌라도 만들고 싶은 마음이다. 이 참에 제주자치도 차원에서라도 여행자를 위한 제주어 홍보 책자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제안도 해본다. 사실 여행자 눈에 비친 제주도민들의 모습은 실로 다양하다. 그들에게 제주가, 제주 사람들이 어떤 추억으로 남을지에 대한 대답은 전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달렸다. <정은주 여행작가>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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