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세계7대자연경관, 세계자연유산, 국제관광도시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제주도이지만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도시화의 폐해는 여전히 피해갈 수 없는 난제이다. 특히 인구밀집도가 높은 제주시 도시화의 문제는 지금 어떤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에 와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제주시 구도심은 90년대 이후부터 공동화현상의 징후를 보이더니 결정적으로 제주대부속병원이 이전하면서 구도시와 신도시 간에 불균형이 가속화되는 분수령이 되었다. 이번 제주도가 도시재생을 위해 제주시 원도심 문화예술특구로 지정하면서 구 제주대부속병원 건물을 아트센터로 리모델링하고 주변 빈 점포들을 예술가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지원책, 문화의 거리와 축제 등 여러 가지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가장 주목받는 것은 역시 구 제주대부속병원 건물의 활용방안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재개발보다는 문화예술을 통해 도심재생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토박이들에게 나고 자랐던 공간들이 사라지는 것만큼 상실감이 큰 게 또 있을까. 그것은 경제적 가치로 대체될 수 없는 역사적 공간이자 앞으로 제주민들이 살아야 할 정신적 뿌리이기에 그것들을 아끼고 지켜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 이러한 정책에 큰 박수를 보내면서도 사후약방문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한번 생각해보자. 한 도시문화의 중추신경이랄 수 있는 핵심시설은 박물관이나 미술관, 도서관, 공연장 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도내 미술관들이나 공연장들은 하나같이 도심에서 멀리 벗어난 외곽에 위치해 있다. 심지어 도서관 조차도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자가용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겐 높은 장벽이 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노인들이 많이 이용해야 하는 도서관의 접근성 논란은 제주문화의 현주소이자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쾌적한 자연환경을 장점으로 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시나 공연관람을 위해 특히 어린이를 동반할 경우 미술관이나 공연장을 찾는 일은 여간 불편하거나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도로에서 낭비되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혼잡한 교통체증을 한 번 경험하고 나면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기억되기 십상이다. 시민들을 위한 문화정책 중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하는 것은 최소한의 불편함과 최대한의 만족도이다. 문화는 시민들이 누려야 할 가장 당연하고 기본적인 복지정책이다. 그런 점에서 구도심의 공동화를 우리 스스로 부채질 해왔는지 곱씹어 볼 일이고 제주 구도심의 문화예술특구인 경우도 여전히 핵심은 비켜가고 있다는데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 예로 저지리에 지어지고 있는 김창렬미술관이 그렇다. 예술인마을이라는 특수성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제주도민들을 위한 미술관으로서는 그 거리만큼이나 벽이 느껴진다. 또 하나는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분야를 돌문화공원으로 이관하는 일이다. 제주인의 뿌리인 삼성혈이 가까이 있는 지금의 장소가 민속박물관으로서는 최적지가 아닌지 거듭 생각해 볼 일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묘안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튼 구도심 문화예술특구를 환영하면서도 도시재생이라는 큰 과제를 문화예술인들의 역할에만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움이 앞선다. <이경은 기당미술관 큐레이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