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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광장]문화이주자에서 제주도 예술가로
입력 : 2014. 10.14. 00:00:00
젊은 예술가들이 제주도로 내려오면서 제주도의 모습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다양한 문화 활동이 벌어지는 크고 작은 공간들이 마을에 생겨나면서 새로운 마을풍경을 만들고, 아트상품 등이 거래되는 벼룩시장이 점차 늘어나면서 거리의 모습도 바뀌어간다. 이러한 현상 때문인지 급증하고 있는 제주도 유입인구가 모두 예술가들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생각될 정도로 예술가들이 주목받고 있는 느낌이다. 제주도로 이주한 사람들 중에서 유독 예술가들만 구분하여 부르는 문화이주자라는 용어가 생기고, 많은 매체들에서 문화이주자를 주제로 특집기사를 다뤘다. 문화와 예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제주도 문화이주자가 작년 가장 큰 화두였다.

남다른 관심을 받으며 문화이주자라는 말이 크게 회자되고 있지만, 제주도로 내려온 예술가들에게는 문화이주자라는 호칭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선 용어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문화이주자라는 말은 원래 이주자보다는 문화라는 개념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주자라는 구분을 전제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용될 때는 문화보다는 이주자라는 개념이 더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다. 결국 문화이주자라는 용어는 제주도로 내려온 예술가들을 끊임없이 구분시키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또한 어떤 분들은 문화이주자들이 주목받는 만큼 큰 혜택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심지어 혜택을 받았으니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예술가들이 무엇인가 해야 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화이주자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은 전무한 실정이다.

예술가들은 다른 사람들과 그들을 구별시키는 독특함을 지닌다. 한때는 이러한 독특함을 천재성이라고도 불렀고, 때때로는 광기로도 표현하였다. 예술가들의 독특함은 그들이 모이는 지역을 변화시킨다. 서울의 대학로, 홍대 앞, 삼청동, 문래동, 이태원 등이 그랬고 지금의 제주도가 그렇다.

즉 제주도로 내려온 예술가들이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분들과 다른 문화를 갖는 이주자이기 때문에 그들이 모인 제주도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예술가이기 때문에 갖는 독특함이 제주도의 모습을 바꾼다. 따라서 제주도로 내려온 예술가들을 문화이주자라고 구분하는 대신 예술가 그 자체로 보고 제주도 예술가로 끌어안을 때 그들의 독특함이 갖는 무한한 잠재력을 제주도 자신의 것으로 누릴 수 있다.

문화이주자라는 구분이 필요한 곳이 있다. 지원제도를 만드는 기관들이다.

제주도로 내려온 예술가들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물론 예술가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지금의 문화 흐름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관(官)이 개입하게 될 경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도 지금의 문화 흐름을 해치지 않도록 관은 지원정책을 신중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까지 제주도는 자연을 가장 큰 자산으로 갖고 있었다.

적절한 지원정책 아래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잠재력을 제주도에서 현실화시켜 간다면 제주도는 아름다운 자연에 더하여 문화라는 또 다른 자산을 갖게 될 것이다. <김연주 문화공간 양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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