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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새별오름을 숨쉬게 하자
입력 : 2014. 10.27. 00:00:00
최근 우리 제주 사회의 분위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문화와 예술 그리고 환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여기저기서 듣게 된다. 문화란 오랫동안 창조, 변화되며 형성된 것인데 마치 우리 제주의 문화가 무엇이라고 고정적인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거나 예술의 표현 동기 등도 자생적 능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공연 및 전시·출판에 이르기까지 정부나 도의 보조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환경에 대한 우려는 생태와 관련해서 더욱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제주의 환경을 얘기하는 데에 누구도 청정을 머뭇거리지 않는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지켜나가자는 데에 티를 뜯을 사람도 없다. 어린 아이를 가르치고 기르는 일에도 과잉보호와 어른들만의 생각을 강요하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제주의 환경을 지켜나가는 일에도 과잉보호와 근시안적 사고가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는 생각이다. 제주의 오름들은 거의 대개가 데크로 꾸며져 있다. 심지어 한라산 등반로는 거의 데크로 꾸며져 있다는 사실이다. 오름의 환경과 한라산의 자연을 보호하자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전통 문화의 재연이란 이름으로 새별오름 남쪽 비탈은 거의 매해 어른들의 불장난에 의해 오름의 경사면 반쪽이 불태워진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차마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지명 유래가 새벽별처럼 외로이 있다는 데서 왔는지 동쪽 하늘의 새벽별을 바라보기 좋은 오름에서 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름조차도 아름다운 제주의 한 풍경이 아닌가. 다른 오름들은 데크로까지 꾸미면서 왜 새별오름을 그토록 학대하는 일에 두려움이 없는 것인가. 왜 그토록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들불에 집착하며 우리 제주의 문화를 왜곡하려 하는가.

새별오름뿐만 아니라 제주의 어떤 오름에서도 전통문화의 재연이란, 들불축제의 이름으로 불장난이 자행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제주민에게는 중산간 일대가 초토화 작전이란 이름으로 소거되었던 아픈 기억마저 있지 않은가. 과거에 연연해하며 살 이유는 물론 없다. 그렇더라도 현재의 삶에 어떤 의미라도 되어야 한다. 거대한 행사에 의해 관광객이 그만큼 유치되고 관광 수입이 만만치 않다고 하자. 그러나 그곳의 시설을 이용하는 행사는 연중 단 며칠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그 시설들을 행사 때마다 보수하고 정비하는 재원은 또 어떻게 산출되어 충당되는 것일까.

문화는 살아숨쉬는 것만이 전통으로서 가치가 있고 의미가 된다. 최근 제주의 부가가치로 청정에너지가 대두되고 있다. 풍력발전이며 파력발전 등이 실제로 운영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제주에 보호해야 한다는 자연 환경인 오름 한쪽 면에 기름을 쏟아 붓고 불을 태우는 일은 아무래도 거리가 멀다. 차라리 새별오름 앞에 시설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소방시설들을 모두 걷어내고 치유의 의미로 나무를 심자. 재선충 피해로 소나무들이 점점 사라진다고도 하는데 제주의 환경에 잘 맞는 수종을 찾아내서 후손들에게 재화며 향기가 될 수 있는 나무들을 심자.

더 나아가 문화 창조의 측면에서 생명성이 담보된 아름다운 축제를 이 기회에 생각해보는 것도 좋지 않은가. 새별오름뿐만 아니라 제주의 오름들을 대상으로 해마다 삼월이 되면 꽃과 나무와 숲의 축제를 열어가는 거다. 단 며칠이 아니라 연중 축제가 되는 제주를 생각해 보라. 제주의 자연과 환경을 꼭 꾸며야만 보존이 되고 보호가 되겠는가. 불장난이 없는 새봄에 새별오름을 찾아가서 고깔제비꽃이며 할미꽃의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좌지수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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