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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갈등 점입가경…"왜들 이러나"
의원 1인당 '20억원 요구설' 실체 놓고 또 충돌
박 부지사 "9월초 의장이 먼저 제안"…전모 공개
이현숙 기자 고대로
입력 : 2014. 12.24. 00:00:00

새해 예산안을 놓고 제주도와 의회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의원 1인당 '20억원 요구설'을 놓고 또다시 정면충돌했다. 이날 구성지(왼쪽) 도의회 의장과 박정하 정무부지사·박영부 기획조정실장이 각각 기자간담회와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강희만기자

구 의장 "20억 요구한 적 없다… 법적대응도 검토" 불쾌감
의사소통 미흡·말꼬리잡기식 감정싸움 격화 '진흙탕 싸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의사소통의 미흡' 혹은 '말꼬리잡기' 등으로 새해 제주도 예산안에 대한 심도있는 심의와 의견조율 등 본연의 업무는 등한시한 채 소모적인 '진실게임'에 매몰되고 있다. 집행부와 도의회는 23일 새해 예산안 편성과정속에 일명 '의원재량사업비 및 지방의원공약사업비'가 20억원으로 특정돼 거론됐다는 사실여부에 대한 공방을 벌이는 등 또다시 충돌했다.

이날 이를 놓고 예결위 회의상에서의 공방에 이어 구성지 도의회 의장의 기자간담회와 집행부의 기자회견 등이 잇따랐다.

박정하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는 제325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회의에서 김희현 의원이 "제주도의회가 (의원재량사업비·의원공약사업비 명목으로)20억원을 요구했다는데, 누가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9월초순 구성지 의장에게 들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박 부지사는 김 의원이 "의회가 공식적으로 협의를 한 적이 없었다"고 밝히자 "도정의 정무를 책임지는 정무부지사이고 의장님은 의회를 대표하는 분이기 때문에 저로서는 공식적인 제안이라고 이해했고 그 와중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의 압박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20억원 요구설'과 관련 구성지 의장은 회의 후 도의회 의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도지사가 약속한 공약사업비 10억원은 별도로 해서 (예산을)이야기해야 하는데 제주도가 일단락된 공약사업비까지 포함해 20억원설을 퍼트렸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면서 법적대응까지 거론했다.

구 의장은 아울러 "내년 예산안 처리는 이번 감정싸움과 별도로 해서 처리해 나가겠다"며 "새해 예산이 준예산으로 가는 일이 없도록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구 의장은 "제가 20억원 얘기를 먼저 한 적도 없지만, 설령 20억원, 100억원을 얘기했다고 치자. 의장이 이야기해야지 누가 하겠냐. 그게 뭐가 잘못된 것이냐"고 따졌다.

이같은 구 의장의 기자간담회 후에는 박정하 정무부지사와 박영부 기획조정실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구성지 의장이 도지사가 먼저 공약사업비 배정을 약속했던 것처럼 표현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박 부지사는 "이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며 "하지만 22일 구 의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고 예결위에서도 질문이 있어서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실장은 '20억원 요구설의 정확한 실체를 말씀드립니다'자료를 읽어내려가며 "20억원 중에서 10억원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배정되던 재량사업비 3억 3000만원을 상향해달라는 것이었고, 나머지 10억원은 의원님들이 선거과정에서 지역에 공약한 사업비 또는 주민요구사업비 명목"이라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도지사님은 의원들의 공약도 중요하니 합리적으로 타당한 사업들은 수용하겠다는 것이었지 10억원이라는 돈을 일률적으로 배정하겠다고 말씀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행부와 도의장의 기자회견 등을 종합할 때 양측 모두 석달 전부터 의원들의 편성요구 예산에 대한 규모를 특정해 '거래'를 장기간 벌여오다 의사소통의 미흡 등으로 결국 감정싸움까지 벌이며 양측 모두 수습불가 형국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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