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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제주愛 빠지다]올레 트래블앤스토리 차영호 대표
"제주 선택한 것 만족 행복해요"
삼촌 운영하던 여행사 인수 테마에 맞는 여행환경 조성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입력 : 2014. 12.26. 00:00:00

제주에서 여행사를 운영중인 차영호씨는 "고정화된 패키지 여행이 아닌 가족, 그룹 또는 개인에 맞는 테마 여행 계획을 함께 고민하고 제안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강희만기자

올레 트래블앤스토리(OLLE TRAVEL&STORY) 대표 차영호(41)씨는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그래서 일까. 40년 가까이 인생을 살면서 단 한번도 도시를 벗어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서울의 한 IT업계에서 일하던 그는 바쁜 도시에서 일에 치여 살던 전형적인 도시의 '워커홀릭'이었다.

디자인 관련 일을 하던 아내 양은미(37)씨도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아내와 맞벌이를 하다보니 첫 돌도 지나지 않은 아들을 돌보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였다.

일과 육아에 치여 살던 어느 날 차씨는 문득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내도 그의 생각과 같았다. 차씨 부부는 변화의 공간으로 제주를 택했고, 지난 2011년 서울을 떠나 제주에 왔다.

"제주에 왔을 때 친척 중에 삼촌 한분이 제주에서 여행사를 하고 있었어요. 자연스레 아내와 제가 여행사 일을 도와주기 시작했구요. 나중에는 삼촌이 광주로 이사를 갔는데 그때 저희 부부가 여행사를 인수해 직접 운영하게 됐어요. '우리는 매일 당신을 위한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란 나름의 사명을 갖고 '올레 트래블앤스토리'란 이름의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차씨는 자신이 운영하는'올레 트래블앤스토리'를 소개해달라는 말에 고정화된 패키지 여행이 아닌 가족, 그룹 또는 개인에 맞는 테마 여행 계획을 함께 고민하고 제안하는 곳이라고 했다.

그는 "가족, 친구 등 주로 소규모 손님들을 대상으로 제주도 여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도움을 드리고 있다"면서 "제가 직접 먹어보고, 가보고, 확인된 부분을 위주로 손님들이 원하는 테마에 맞게 여행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테마여행 일정을 짜다보니 수익은 줄어드는 데 손님은 늘어난다"는 말도 덧붙였다.

여행사 일을 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왔지만 마음 한켠이 허전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사람이 그리웠다. 이에 그는 사무실을 지역주민과 여행자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는 제주도청 뒤편 식당가 구석진 곳에 조그만 사무실을 마련했다. 제주도 여행을 온 누구나 여행 일정에 대해 함께 얘기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이 되길 바랬다.

평소 커피를 만드는 것을 즐겨하던 터라 커피를 마실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여행사 간판 옆에는 커피 그림이 그려진 카페 간판 '카페 드 올레'가 하나 더 세워졌다. 이 공간을 나눔, 공유, 소통의 공간이라고 말한 그는 카페 매출의 일부를 세계빈곤아동 및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 기부하고 있다.

제주살이 3년에 차에 접어든 그는 도시에서 치여 살며 느껴보지 못했던 삶의 여유를 제주에 와서 느끼게 됐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이 길어져 3년전 변화의 시작점으로 제주를 선택한 것에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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