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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갑오년의 바람까마귀 어디로 날아가나
입력 : 2014. 12.29. 00:00:00
갑오년이 저물어간다. 꿈꾸던 연초에는 동학 120주년 청마의 해가 '밝아시난(밝았으니)' 팔도에 사는 광대들은 멋진 마당판을 만들어 동학의 깃발을 세우고 '칼노래 칼춤'을 제대로 추어서 '딴따라는 딴따라답게' 광대의 춤판을 보여주고, 제주에서는 4월굿을 잘 준비했다가 5월엔 충청북도 보은에서 동학농민전쟁 120주년 해원상생굿 '칼노래 칼춤' 마당굿판에 모이자고 했고, 나는 그곳에 다녀왔다.

그런데 올 갑오년은 가시가 세었다. 4월 16일 독 오른 비바람은 요동을 치고 산만한 파도가 밀려왔다. 시시각각 사건을 동반한 파도에 밀려 비리에 길들여져 속과 겉이 한꺼번에 썩은 소리가 들려왔다. 차를 싣는 배, 카페리호라는 세월호가 인천항을 출발하여 제주로 가던 중, 이순신 장군을 떠올리는 진도바당 울돌목에서 우습게 좌초 침몰하여 소중한 304명이 수몰한 참사가 일어났던 것이다.

이 엄청난 재난 앞에 구조를 책임져야 할 군경은 서로 책임을 떠밀었고, 배가 침몰하자 선장과 승무원은 배와 승객을 지키지 않고 배를 떠났으며, 정부는 속수무책하여 헛소리만 남발했고, 세계의 눈은 사상누각처럼 무너져 내리는 사고공화국 한국호의 부실이 부른 어이없는 참사에 혀를 찼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망신을 당했고, 그 많던 지역의 축제들은 다 깃발을 내렸다.

이러한 슬픈 분위기에서 바다에 수몰당한 영혼을 위한 4·3 해원상생굿은 비상시국이니 그만두라는 말을 듣고 있었으나 바다에 수장해버린 영혼들을 건져 저승으로 보내드리는 무혼굿이기 때문에 오히려 굿은 계속돼야 한다 하였다. 그때 세월호의 시신을 찾는 작업은 계속되고 있었다.

4·3해원굿은 바다에서 죽은 영혼들을 위무하는 굿이기 때문에 4·3의 영혼과 함께 세월호 침몰에 죽은 영혼들까지 함께 초혼하여 저승으로 보내는 합동위령굿으로 무혼굿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4·3에 총살하여 돌에 묶어 던져버린 시신들, 그리고 꽃다운 청춘에 제주로 수학여행 오다가 침몰한 세월호의 승객들, 구조만 기다리다 죽은 영혼들은 모두 먼 옛날 인당수에 빠져 죽은 아름다운 심청이가 아닌가.

살아남은 사람들의 회한과 함께 슬픔의 기억들을 내려놓으며 나의 눈에는 신이 보이지 않고 신이 나지 않으니 세모의 하늘에 바람까마귀 한 마리 날려 본다. 하늘에 바람까마귀 있어 하늘이 움직이니 우리가 사는 탐라땅, 바당밧, 바람곶, 곶자왈, 오름과 드르, 마당과 올레를 다 이어 폭낭아래 대 세워 굿을 해야 할 것 같았다. 폭낭은 하늘과 땅을 잇는 우주목이 되고, 집안 상방 마루 사방에 당클을 메고, 마당에 큰대 세워 정말 진짜 굿을 하고 싶었다. 제주 원주민들이 큰대 세워 하는 하늘굿, 천제(天祭)를 하고 싶었다.

2014년 동학 120주년을 넘기는 청마의 해라며 뭔가 새로운 희망을 심으려던 갑오년의 사람들은 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였는가? 왜 바당에 수장되었나. 우리의 아름다운 청춘들을 실은 세월호의 침몰은 너무 처참하였으니 새해의 좋은 운수를 가져올 바람까마귀에게 시베리아의 천해(天海) 바이칼 호수, 한류의 시원에서 불어오는 서북바람을 맞으며, 바람을 몰고 와 제주의 과양당 모흥혈에 신단을 짓고 하늘굿, 천제를 지내려니, 사람들은 이 하늘굿을 일러 탐라국 입춘굿놀이요, 탐라국에서 개최하는 세계인의 한류 원주민 동이(東夷)의 하늘제라 하더이다. <문무병 제주신화연구소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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