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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하며
[하루를 시작하며]"더 이상 이주여성들을 죽게 내버려 두지 마세요"
입력 : 2015. 01.15. 00:00:00
2014년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난 12월 30일 오후 5시 서울특별시 중구 소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를 비롯한 40여 개 관련단체들과 결혼 이주여성들이 모여 살해당한 이주여성들을 위한 추모제를 거행했다.

"우리는 살해당하러 오지 않았다"는 이 추모제의 주제가 뜻하듯이 2014년 한 해에 무려 7명의 이주여성들이 남편이나 주변 남성에 의하여 참혹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첫번째가 지난해 1월에 강원도 홍천과 경남 양산에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이 남편에 의하여 목 졸려 살해된 것을 시작으로, 7월에는 전남 곡성에서 남편이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을 교통사고로 위장 살해했고, 8월에는 충남 천안에서 임신 7개월의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주여성이 보험금을 노린 남편에 의해 역시 교통사고로 살해됐다. 11월에는 경기 수원에서 사실혼관계에 있던 동거남의 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중국동포 여성을 동거남이 살해했고, 같은달 제주에서도 22세의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성에 의해 죽었고, 12월에는 경북 청도에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 여성이 남편에 의해 살해됐다.

이 여성들은 보다 나은 삶을 살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한국에 국제결혼으로 왔다가 어이없게 죽임을 당하고만 것이다. 이들은 행복하게 살려고 한국에 왔지 죽으러 오지 않았는데 말이다.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정부는 2006년부터 다양한 다문화 정책을 수행해오고 있지만, 현재까지 다문화 정책은 주로 이주여성들의 적응 지원과 한국사회에 동화시키기에 초점을 두어 온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 사회의 낮은 다문화 수용성, 민족·순혈주의 집착에 따른 이주민들에 대한 선주민의 편견과 차별의식 등은 복합적으로 이주여성들의 인권 보호와 사회안전망 구축을 크게 미흡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결혼 이주여성들은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고통과 죽음에 내몰리고 있고, 심지어는 강력범죄의 대상으로 살해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추모제에서 참석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억울하게 죽어간 이주여성들을 생각해서 정부와 사회는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이들이 존엄하게 살 수 있는 다문화 사회를, 이들이 안전하게 체류할 수 있는 사회를, 이들이 언제 남편들에게 가정폭력으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한국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이주여성들이 가정폭력을 넘어 강력범죄의 피해자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에 정부의 엄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들의 호소는 한 마디로 결혼 이주여성들이 존엄한 인권을 누리며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는 절규였다.

결혼 이주여성들의 염원인 전통적인 가부장문화, 남편 의존의 구조화된 체류권 문제, 결혼중개업체의 부실한 영업 체재, 가정폭력 방치책의 미흡 등이 개선되고, 철저한 인권 보호 구현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국제결혼의 쟁점은 계속되고 이에 따른 가정폭력 예방과 살해사건에 이르는 큰 불행을 막기가 어려울 것이다.

보다 나은 삶을 꿈꾸며 이 땅을 찾아온 결혼이주여성들에게 꿈을 이루어주지 못하고 죽음으로 내모는 오늘의 현실을 개선하지 못한 자책감에 사로잡히는 아침이다.

추모제의 성명서 끝마디가 어른거린다. "더 이상 이주여성들을 죽게 내버려 두지 마십시오." <김정우 제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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