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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몇 년 전 한 기업체에서 내건 광고 문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을 기억한다. 바쁜 업무에, 야근에, 주말 출근까지 쉼 없이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게 이 문구는 얼마나 달콤하게 다가왔던가. 지금도 많은 직장인들이 꿈같은 휴가를 기대하며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고 직장 내 휴가 문화가 예전보다 많이 유연해졌다고는 아직 우리나라의 휴가 문화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양적인 문제가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대체 공휴일제가 도입되고 한 해 이용할 수 있는 월차, 연차 일수가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마음대로 휴가를 이용하는 직장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 자신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상사 눈치 보랴, 과중한 업무에 치여 아예 휴가 낼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열심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떠날 수 없는' 이들이 많다. 엄밀히 말하면 떠날 수 없는 환경에 주저앉은 셈이다. 언젠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회사생활의 애로점 중 하나로 "퇴근하고 싶어도 퇴근하지 않는 상사"라는 답변을 본 적이 있다. 자신의 업무를 다 마친 후에도 상사 눈치를 보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직장인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면 많은 이들이 "휴가를 가지 않는 상사"라고 답변을 한다. 언뜻 들으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휴가를 가고, 가지 않고는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린 문제일터인데 상사가 휴가를 가지 않는 것이 자신의 휴가와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제때 퇴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으면서 그러지 못하는 것처럼, 휴가도 마찬가지 논리가 적용되는 것 같다. 상사가 휴가를 가지 않고 일하는데 어디 아랫사람이 훌쩍 떠나느냐는 경직된 인식이 아직도 직장 내에 팽배하다. 그저 '퇴근'에서 '휴가'란 단어를 바꾸어 넣었을 뿐이다. 직원들의 휴가를 적극 장려하는 회사는 정녕 불가능한 것일까. 직장 휴가 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가 요원해 보이는 지금, 지난해 열린 '한국관광의 별' 시상식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한국관광의 별'은 한국관광 발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를 발굴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주관을 맡아 2010년 처음 제정해 지속해오고 있는 국내관광 대표 브랜드이다. '2014 한국관광의 별'에는 휴가문화 우수기업으로 한화케미컬과 주성엔지니어링이 선정됐다. 무엇보다 직장 안에 활성화된 유연한 휴가문화제도가 큰 점수를 얻었다. 한화케미컬 경우 '리프레시(Refresh) 휴가' 제도를 운영해 5일부터 최장 16일까지도 장기 휴가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팀장부터 휴가를 쓰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상사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2013년 리프레시 휴가 사용률은 98%였다고 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휴가 실적을 인사평가에 반영하는 등 회사가 나서서 휴가사용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이 회사의 2013년도 휴가 사용률 또한 95%나 된다. 며칠 전 한 지인이 큰 맘 먹고 휴가를 내 제주도행 티켓을 끊어 날아왔다. 근 몇 년간을 제대로 쉬어 본 적 없는 그였지만 '남들 일하는데 논다'는 직장 상사의 눈치 때문에 계속 휴가를 미뤄왔던 터였다. 그렇게 힘들게 시간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지인은 끊임없이 회사에서 날아오는 문자와 카톡, 전화 탓에 바닷가에서 망중한을 즐길 새도 없이 간신히 휴가 일수만 채우고 돌아갔다. 열심히 일했는데, 떠나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떠나왔어도 '눈치'를 날려댄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쯤에나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을 것인지. 올해는 제발 그러하기를 소망해본다.<정은주 여행작가>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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