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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우리가 살아가는데 얼마큼의 지식이 필요할까?
입력 : 2015. 03.02. 00:00:00
아침 뉴스를 보니 우리나라 초등학생 월평균 사교육비가 37만원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뿐이겠는가. 이 어린이가 대학을 갈 때까지 또 얼마나 많은 사교육비를 들여야 할 것인지. 아니,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으려면 상당한 금액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임산부의 태교도 일종의 사교육이라고 본다면 우리나라 사람은 임신되는 순간부터 사교육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교육열이 우리나라가 압축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삶의 질이라는 측면에서도 그러할 지는 의심스러운 데가 있다.

필자의 성장기 때 일이 새삼 떠오른다. 인문계 성향이었던 필자는 수학과목이 늘 부담스러웠었다. 미적분을 배울 때였다. 일상생활에 필요하지도 않은 미적분을 왜 배우냐고 선생님께 항의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선생님의 답변은 직접적으로 쓰일 기회는 적겠지만 수학은 사람에게 논리적 사고를 키워주는 데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때 수학 수업을 받은 것이 지금의 필자를 논리적인 사람으로 길러주었는지는 확신이 들지 않지만 그때 그 어려운 수학이 내게 꼭 필요했을까는 지금까지도 의문이다. 대학에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공부했었다는 것이 맞지 않을까.

영어 또한 마찬가지다. 십수년을 공부했지만 외국인을 만나면 꽁무니를 뺀다. 물리, 화학 과목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고교시절에 배웠던 것들이 사회에 나온 후로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은 죽은 공부가 아니었을까 하는 다소 극단적인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물론 필자는 전문 직업인이나 학자가 되려는 사람은 그 분야가 요구하는 기초적인 소양을 당연히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리학자가 되려는 사람은 수학에 대한 기초를 제대로 쌓아야 할 것이고, 영문학을 전공하려는 사람은 영어 기초를 제대로 쌓을 필요가 있다. 외교관이 꿈인 사람은 영어회화는 기본이고 그 외의 외국어도 한 두 개쯤은 미리 배워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처럼 평범한 삶을 살려고 하는 사람에게까지 고도의 지식을 억지로 공부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데는 대략 중학교 정도의 교육만 받으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유치원 때부터 영어회화를 배우고,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기 위하여 과외를 받고, 대학을 나오고, 갖가지 스펙을 쌓고, 심지어 대학원을 나온 사람이 마지막에 취업하는 곳은 지금까지 쌓아온 것과는 거의 관련이 없는 직장이 대부분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학력 인플레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것이 평소 필자의 생각이었다. 막연하던 필자의 이런 생각이 어쩌면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2014년 유럽 방문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유럽에서는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우리나라 중학과정까지는 공통과정을 공부한다. 그 이후엔 직업과정과 대학진학과정을 분리하여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실업계 학교와 인문계 학교로 나누어 운영한다고 볼 수 있다.

학자나 전문가가 되려는 사람은 대학진학을 하지만 그 외의 학생들은 대개 직업과정을 선택한다고 한다.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직업학교를 나왔다고 해서 차별을 받지 않으니 굳이 대학진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용기술을 익히는 데, 혹은 맛있는 빵을 굽는 데 영어회화나 어려운 미적분이 무슨 필요가 있다는 말인가? 실용적인 이런 사고방식이 유럽을 기술 강국으로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남는 시간을 여행과 취미활동에 쏟는다니 그곳 청소년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권재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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