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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귤수확도 끝났다. 저장된 감귤처리도 이제 다 끝난 것이다. 뜻대로 잘 이뤄졌거나, 혹 여의치 못했다 해도 그 결과에 연연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서둘러 해동(解凍)의 들녘으로 우리는 가야 한다. 지친 나무들을 다독이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눈발 날리는 들녘의 그 경황없었던 날들…. 농장마다 통나무 모닥불을 지핀다. 종일 꺼지지 않는 성화(聖火)를 점화한다. 빙 둘러 서서 시린 몸을 녹이는 일꾼들, 연일 계속되는 고된 일정에도 왁자지껄 웃음꽃은 그치지 않는다. "웬 난리여?" 선잠 깬 산노루도 뭔 말을 씨부렁거리다 이내 도돔바 스텝을 밟는 것이니, 축제다. 감귤수확은 이 들녘 한겨울의 대축제인 것이다. 해마다 겪는 가격파동마저도 이젠 그 의례의 수순이 되고 말았다. 돌아보면, 제주감귤 재배면적의 100배를 넘는다는 중국과의 FTA에서, 민감품목에 포함된 안도감도 잠시, 바로 그 직후의 감귤수확이 이렇듯 가격파동에 휩쌓인 것이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느 관계자는 1번과를 시장격리 했으니,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된 것이라며 자화자찬 하더라만, 과연 그럴까? 1번과가 정말로 시장과 격리 되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격리됐다고 주장하는 그 1번과는, 버젓이 잡상인의 손을 거쳐 전량 그대로 시장천지에 나발겨졌다. 다시 말하지만, 1번과 시장격리 정책은, 생산농가에게서 그를 수탈하여, 잡상인을 살찌우는 정책에 다름 아닌 것이다. 아자듬서 탁상공론만 말고, 발 벗고 현장을 뛰어야 했었다. 돌아가는 상황을 실지로 보고 들어야만했었다. 이게, 어물 쩡 둘러대서 될 일이던가? 이게 정녕, 감귤이 제주 생명산업임을 알고 하는 짓거리던가! 남편만 모른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이웃도 다 알고 있는 그 뻔한 유통경로를 어찌 관계자들만 모를까? 모르면 제발, 나서서 나발거리지라도 말아야 하는 것이다. 관계자여, 그대의 최선은, 조용히 보따리를 싸서 집에 가는 일이다. 그것이 감귤농가를 위한 그대의 유일한 봉사일 것이니. 0형, 명절도 먹었으니 우리 이제 몇 살이나 된 거요? "하루 이틀은 지루해도 일이십년은 잠깐"이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곰곰 생각하면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과연 어디를 어떻게 돌아 예까지를 왔는지요. 하노라고 발버둥 쳤지만, 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요. 얼마 전, 국민학교 동창회 때 한 친구가 "우리 동창 반은 죽어베쩌" 심상케 말하는데 놀랐습니다. 그러고 보면 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감사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사지 멀쩡케 돌아다닐 수 있음에 깊이 감사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0형, 오래전 신문에서 직업별 수명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많은 직업 중에서 시인의 수명이 제일 짧았어요. 우편배달부의 수명이 제일 길었는데, 그땐 자전거를 타고 편지를 배달하던 시절이었지요. 0형, 어찌 그래 시인의 수명이 그렇게 짧았을까요? 독한 술 마시고, 연신 담배 피워대며 머릴 짜내어, 한편의 시를 완성한들 그 쥐꼬리 고료로는 옳게 먹도 못 했을 터, 운동인들 제대로 했겠습니까. 숙제 못한 학생같이 전전긍긍, 메모지와 볼펜을 늘 품고 다니는 그 마음의 부담인들 오죽 했겠습니까. 이제사 0형, 산도 오르고 바다에도 다니면서 건강을 챙기세요. 오래 오래 사셔야지요. 좋은 글 많이 쓰셔야 합니다. <강문신 시인>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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