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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은 중동을 돌면서 그들의 이슬람 전통 율법에 맞게 히잡 비슷한 샤일라를 두르고 맨발로 이슬람 사원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는 그 나라 국민이 받드는 곳에 경의를 표한 것이라 한다. 이에 대해 모 언론에서는 여성 대통령에게 히잡은 미묘한 사안일 수 있음에도 한 차례 샤일라를 쓴 것은 예의이자 실리 외교로 여길 만하다고 평한다. 며칠 후 산천단에서 한라산신제가 열렸다. 한라산신제는 탐라시대에는 국왕이 직접 행하던 것을 조선시대에는 제주목사가 집전했고 이젠 도지사가 담당해야 한다는 의미로 '한라산신제 초헌관은 도지사를 당연직으로 한다'는 조례가 2012년 말 제정됐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서는 원 지사 대신 박정하 정무부지사가 초헌관으로 나섰다. 원 지사는 오전 10시 시작한 행사에 20분 늦게 도착했고, 남들은 다 절하는데 혼자 경건치 못하게 앉아 있다가 "초헌관은 부지사가 맡았지만 제주도정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한라산신제에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겠다"는 '도지사님의 한마디 말씀'을 하였다. 필자의 귀에는 누가 들어도 마음에 와 닿지 않는, '제주도민'이라는 자존심을 땅바닥에 내동이치는 소리로 들렸다. 박근혜대통령의 경우와 크게 차이가 난다. 원 지사가 초헌관을 맡지 않는 이유는 기독교적 성향에 말미암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차례 제주의 민속제례에 참석치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속설이다. 일각에서는 제주도가 죽어가고 있다는 등 낭설 또한 분분하다. 신화에서 보면 '땅'의 가장 높은 지점인 '산'은 하늘에서 보면 '땅'의 배꼽으로 천지창조가 시작된 지점이며 '중심주'로 하늘과 땅을 잇는 기둥(큰 탯줄, 제주의 경우 한라산)으로 표현된다. 그 탯줄의 맥(마을의 중심 산)을 통해 마을이 형성되고, 사람들이 태어나 자라고 어른이 되어 늙어 지내다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서사구조로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살면 편안하다'가 주된 테마를 이룬다. 한라산신제 역시 그러한 바탕을 일깨우는 전통이다. 그래서 대지를 빗대어 '어머니'라 하고 그 신성함을 빗대어 '할망'이라 칭하는 것이다. 원 지사가 제주도지사 후보로 처음 관덕정에 섰을 때 "어머니, 원희룡입니다. 제 전부를 바치겠습니다"와는 실로 상반된, 늘 그렇고 그런 식의 설익은 직업 정치가의 머릿속은 온통 '새누리당'과 '예배당'만 떠받들 존경의 대상일 뿐 지금의 그를 있게 한 '제주도 괸당'은 벌써부터 대권의 야망에 발목을 거는 '불편하고 초라한 늙은 어머니'의 그것인지도 모르겠다. 다산 '목민심서' 예전육조 제사편에는 '군현의 제사에는 삼단과 일묘가 있다. 그 제사 지내는 의미를 알면 마음이 기울 것이며 마음이 기울면 이에 재계하고 공경하게 된다. 문묘의 제사는 목민관이 몸소 거행하여야 하며 목욕재계하고 공경하며 정성을 다하여 많은 선비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기우제(백성들의 삶을 편케 하려는 애민의 뜻으로 해석을 해야/필자)는 하늘에 비는 것이다. 요즈음 기우제는 부질없는 장난으로 신을 모독하니 절대로 예가 아니다. 기우제의 제문(祭文)은 자신이 새로 지어야 한다. 혹시 예전의 제문을 그대로 쓰는 것은 예가 아니다' 라 한다. 목민관이 못된 직업 정치가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민주시민들은 노자 '도덕경'의 한 구절 '천지불인(天地不仁)/천지는 인자하지 않아서 이만물위추구(以萬物爲芻狗)/만물을 짚으로 만든 강아지 다루듯 한다 성인불인(聖人不仁)/성인도 인자하지 않아서 이백성위추구(以百姓爲芻狗)/백성을 짚으로 만든 강아지 다루듯 한다'를 상기해야할 것이다. '주권은 스스로 알아서 챙기는 것'이라는 뜻의 '고도의 반어'와 '역설'이 담긴 말이다. <고춘옥 시인>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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