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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자욱' 먹먹한 가슴...4·3추념식 거행
정부대표로 이완구 국무총리 참석 희생자 영령 위로
원 지사, '4·3 해결의 3대 원칙'을 제시해 눈길
김희동천 기자 heedongcheon@gmail.com
입력 : 2015. 04.03. 14:32:53


제6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거행됐다.

'제주의 평화마음 세계로·미래로'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추념식은 행정자치부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했다.

지난해 3월 국가추념일로 지정된 이후 두 번째로 치러지는 이날 추념식에는 정부를 대표해 이완구 국무총리가 참석했으며,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청지민주연합 대표,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등 여야 정치인을 비롯 생존 희생자와 유족 등 1만여명이 참석했다.

정문현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의 4·3으로 인한 낡은 이념 갈등을 끝내고, 화해와 상생의 장으로 나올 것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4·3의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이라는 놀라운 성과와 화해와 상생으로 거듭다는 과정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과거사 해결의 큰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도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일들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너무 서글프다"고 토로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올해를,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진정한 4·3 해결의 시점으로 생각한다"며 '공동체적 관용 정신'과 '국민통합과 세계평화의 가치 구현', '미래세대 교훈 전승' 등 '4·3문제 해결의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원 지사는 "국가 기념일 지정의 후속조치로서 4월 3일을 전후해 '제주특별자치도 4·3 추념기간'을 공식적으로 지정 운영함으로써 도민 공동체의 추모·관용·화합 분위기를 확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또 "제주 공동체의 4·3치유 정신을 보편적 가치로 승화시켜 국민통합과 세계평화의 모델로 만들어 가겠다. 4·3유적과 기록유산의 국가 및 국제적 공인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4·3은 어두웠던 현대사의 비극이지만, 미래세대들에게는 역사의 교훈이자 평화의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한다"며 "올해부터 '4·3 평화인권교육'이 도내 초·중·고등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실시된다. 우리 아이들이 민족통일과 동북아 평화를 주도하는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대표로 참석한 이완구 국무총리는 추념사를 통해 '화해와 상생'의 정신과 '관용과 통합'의 정신을 강조하며 "이번 추념식이 제주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가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이 총리는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이제 우리는 과거의 시대적 아픔을 이겨내고 모든 국민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희망의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4·3 유족회와 제주 경우회 대표가 성화를 맞잡고 함께 달리던 모습은 큰 감동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주도민 여러분이 보여주신 '관용과 통합'의 정신이 우리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 든든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의미에서 이번 추념식이 제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가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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