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n라이프
'멈춰버린 시간 2014 0416'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입력 : 2015. 04.17. 00:00:00
전 국민을 슬픔과 충격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 후 일년이 흘렀다. 그동안 세월호 참사의 기록과 분석, 치유를 위한 책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참사가 발생한 직후는 슬픔과 충격 속에서도 전무후무한 참사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에 기록적인 책들이, 그 후엔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따져보는 분석적인 책들이 나왔다. 그리고 세월호의 트라우마를 겪는 유족과 국민 전체를 위무하는 위로와 치유의 책들도 나오고 있다.

문학작품으로 세월호를 증언하면서 유족들과 국민, 그리고 스스로의 트라우마를 위로하려고 애쓴 책들도 있다. 유족·예술가·교사·학생·기자·의사 등 각자 자리에서 겪어낸 '1년'을 정리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나온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는 '거리의 의사'로 불리는 정혜신과 '행동하는 시인' 진은영이 세월호 참사를 겪은 이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년 가을 안산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세월호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했지만 세월호 참사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빈발하는 갖가지 사회적 트라우마의 양상과 그 치유의 필요성, 치유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사회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방법들을 이야기 나눴다.사회적 치유란 어떻게 가능할까. 두 사람에 따르면, 사실 치유는 아주 소박하다. 피해자가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에게 '이웃집 천사'가 되는 것, 상처 입은 마음에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의 마음을 포개는 일, 그것이 바로 시작이다. (창비. 1만 3800원)

또 1주기를 맞아 나온 책 '멈춰버린 시간 2014 0416'은 앵커 이강윤씨가 앵커석에서 지켜본 세월호 1년을 담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사회 전반의 곪은 구석을 해부하고 '사람'이 실종된 사회의 민낯에 메스를 들이댄다.

저자는 세월호는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상처가 아물어 딱지가 저절로 떨어지듯, 우리는 그렇게 적당히 아물기를 기다려온 것은 아닌지,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에 따라 앉아있다가 침몰해간 승객들처럼 우리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한다.

이 책에 대해 희생자 예은이 아빠 유경근씨는 이렇게 말한다. "이책에는 슬픔, 고통, 분노, 좌절, 미안함, 서러움이 가득하겠죠. 지난 1년이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겨우 이런 넋두리하려고 책을 내는 것은 아닐 겁니다. 결국에는 희망을 볼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오래된생각. 1만3000원)

그랬다. 1주기를 맞아 나온 책의 이야기는 명확하다. '진상규명 없이는 치유가 없다' '진실을 인양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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