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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곧자왈
[제주 곶자왈의 재발견, 세계인의 보물로](6) 곶자왈의 지질연구 (하)
용암류·형성과정 세분화 위해 정밀지표조사 필요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입력 : 2015. 07.22. 00:00:00
제주곶자왈 생태·문화적 측면 가치 높아
특정 용암류 아닌 다양한 지대에 형성돼
보호 위한 관련조례 지질적 요소에 초점


최근 지질 연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곶자왈을 구성하는 용암류는 암괴상 아아 용암(Aa lava)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점성이 낮은 파호이호이 용암(pahoehoe lava)류 분포지역에서도 곶자왈이 형성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더불어 2차적인 풍화과정을 통해서도 형성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같은 지질학적 연구의 결과는 곶자왈 지역이 특수한 종류의 용암분포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용암대지에서 형성될 수 있음이 밝혀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비춰볼 때 곶자왈의 지질학적 정의는 '용암 분포지역에서 암괴들이 불규칙하게 흩어져 분포하고 있으며, 독특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재정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언이다. 이와 관련 지질 전문가들은 "보다 정확한 곶자왈지역의 성인 규명을 위해서는 정밀한 지표지질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곶자왈은 독특한 화산지형의 하나로, 생태 및 문화적 측면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최근 지질학적 연구결과를 보면 곶자왈은 특정 종류의 용암분포지가 아닌, 다양한 용암지대에 형성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파호이호이 용암이 만든 대지 위에 형성된 수산곶자왈.



▶현재 진행 중인 연구 동향

'제주도 곶자왈 형성의 주요 원인(2015년. 안웅산, 손영관, 강순석, 전용문, 최형순)'에 의하면, 하나의 곶자왈 지대를 이루는 용암류는 아아 용암, 파호이호이 용암, 전이 용암류에서 모두 형성이 가능하지만 용암류의 조성, 물리적 특성, 분출 양상, 지형경사 등에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그리고 곶자왈 하부에 놓인 토양층의 생성시기가 1만년 이내로 밝혀져 곶자왈을 만든 용암류가 비교적 최근의 화산분출에 의해 형성되었음을 보고했다. 최근에 분출한 용암의 경우 딱딱한 암석이 흙으로 변하는 토양화 작용 등을 거치지 못해 경작 및 개발이 어려워 자연스럽게 원지형이 남겨지게 됐다는 주장이다.

저지곶자왈에서 발견되는 아아용암과 용암구.



▶분야별 곶자왈 분류 세부기준 마련 필요

곶자왈은 제주도의 독특한 화산지형의 하나로, 생태 및 문화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곶자왈의 분포범위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기준설정이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곶자왈의 정의에 다양한 분야별 가치를 모두 포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곶자왈 지대를 보호 관리하기 위해 2014년 곶자왈보전관리조례를 제정했다. 이에 따르면, 곶자왈의 보호기준 지정요소는 크게 생태적, 지질적, 역사·문화적 요소로 구분했으며, 주로 생태적인 요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관리조례에 포함된 지질적 요소인 동굴, 숨굴, 용암 함몰지, 투물러스(tumulus. 용암언덕), 습지 분포지대 등은 대부분 파호이호이 용암지대에서 볼 수 있는 지형적인 특징이다. 즉, 곶자왈 조례상의 지질적 요소만으로는 곶자왈의 지질학적 특성을 온전히 반영할 수 없는 실정이다.

파호이호이 용암절리를 따라 떨어져 나온 암석들로 만들어진 동백동산 곶자왈.

이와 관련 '제주도 곶자왈 지대의 지질학적 분류체계 제안과 의미(2015. 전용문, 김대신, 기진석, 고정군)'는 곶자왈의 구체적인 범위설정을 위해 곶자왈 지대를 용암의 종류 및 형성과정에 따라 4종류로 구분하고, 이를 생태 및 역사·문화적 요소와 결합한 분류를 시도했다. 이 분류법은 지금까지 각 분야별로 각기 다른 정의나 기준을 가지고 판단했던 부분들을 하나의 분류체계에 넣어 곶자왈 분류하고자 한 첫 시도로 평가된다.

또한 하나의 곶자왈 지역에서도 용암의 종류가 다르거나 생태적 요소들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제안된 분류체계에 따르면 다양한 분야별 분류기준들을 간편하게 제시하고 인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분류체계 논문의 저자인 전용문 박사에 따르면, 앞으로 이 분류체계가 분야별로 다듬어지고 체계화 된다면 제주도 곶자왈을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구분하고 기준을 설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제언이다.



[전문가 기고]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전용문 박사


"다양한 분야 전문가 의견 수렴하고 체계화해야"


곶자왈의 소중함에 비해 학술적 근거 등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곶자왈의 정의가 정리됐지만, 곶자왈과 비 곶자왈 지역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명쾌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번에 발표된 곶자왈 논문은 다양한 분야별 가치를 지닌 곶자왈의 가치를 정리하고 쉽게 표현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

지질학자가 보는 곶자왈과 생물학자가 보는 곶자왈은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하나의 사물을 보고도 분야별로 각각 다르게 생각하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하나의 문제를 풀어가는 학제 간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곶자왈의 다양한 가치를 정리하고 기준을 만들기 위해 세계유산·한라산 연구원 소속 전문가들은 지질, 생태, 역사의 관점에서 곶자왈에 포함돼야 할 필수적인 요소들을 정리했다. 정리된 분야별 요소는 다시 인식하기 쉽도록 코드를 부여하고, 코드는 분야별로 순서를 정해 표기하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곶자왈 조례 지정기준에 포함된 요소들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기준요소들을 추가하고 정리했다. 또한 각 기준요소를 다시 코드화 하고 표기하는 순서를 정해 누구나 현장에서 곶자왈의 분류가 가능하도록 그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논문이 곶자왈 분류의 완벽한 기준은 아니다. 앞으로 분야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작업들이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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