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제주해안 640리를 가다
[제주해양리포트 7부:2015 제주바다 생태복원 프로젝트]바다가 미래다 / (2)성산포 앞바다
감태군락·산호 여전히 풍성… 그러나 아열대화 진행중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15. 10.19. 00:00:00

성산일출봉 전경. 사진=특별취재팀

본보 해양탐사대는 지난 9월 18일 성산포 수마포구에서 보트를 이용해 성산일출봉 아래에 있는 수중여(일명 선발이 또는 달인여) 인근 마을어장을 찾았다.

이곳은 하천에서 담수가 유입되지 않는 곳이며, 육상양식장이 없어 양식장 배출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 2013년 9월 탐사 당시 이곳 마을어장은 제주의 대표적 해조류인 감태가 바다숲을 이루고 있었다. 선발이 포인트에는 해송, 둥근컵산호, 꽃총산호, 방사민가시산호, 부채뿔산호, 가시산호류 등 다양한 종이 서식하고 있었고 검붉은수지맨드라미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곤봉말미잘 터줏대감 자리잡고 세확산

모래와 자갈, 암반 소라 쉽게 눈에 띄어

바닷속 퇴적층에서는 조개화석도 목격



2년이 지난 이곳 마을어장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탐사대가 보트에서 다이빙을 한 후 11m 바다속으로 내려가자 암반마다 감태가 부착해 서식하고 있었다. 이전과 변하지 않은 모습이 반가웠다.

바닷속에서 눈에 띈 다양한 생물들. 사진=특별취재팀

감태숲을 따라 천천히 유영해 나가자 놀래기와 자리돔, 벵에돔 무리가 탐사대를 피해 달아났다.

모래와 자갈, 암반으로 이뤄진 바다속에는 해녀들의 수입이 되고 있는 소라 등을 흔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또 바닷속 퇴적층에서는 조개 화석 등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하지만 깊은 수심대에서 낮은 수심 지역으로 이동을 하자 지난 2013년 목격됐던 곤봉말미잘이 여전히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다. 곤봉말미잘은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받는 제주도 연안의 수심 10m 전후에 분포하며 암반조하대에서만 발견되는 흔치 않은 말미잘류이다. 기다란 촉수를 펼치고 있을 때에는 끝이 곤봉모양을 하지만 수축되면 보통의 말미잘 촉수처럼 된다. 촉수를 펼친 상태에서의 직경은 최대 약 30cm 까지 되는 개체도 발견되며 몸통은 적갈색이다. 무성생식에 의해 증식해 수개체에서 수십 개체의 군락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조성환 자문위원(연안생태기술연구소장)은 "곤봉말미잘이 증가하는 것은 마을어장의 서식환경이 아열대화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상승 등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곤봉말미잘은 톳 등 패류의 먹이가 되는 해조류와 생존경쟁을 벌여 해조류를 밀어내어 버린다"며 "곤봉말미잘이 세를 확장해 해조류가 사라지게 되면 결국 패류들이 먹을 것이 없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바닷속에서 올려다 본 성산일출봉(위). 바닷속 상황을 촬영중인 특별취재팀(아래).사진=특별취재팀

선발이 포인트 직벽으로 이루어진 암반대로 이동을 하자 다양하고 아름다운 색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연산호 군집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연산호 중 해송, 둥근컵산호, 꽃총산호, 방사민가시산호, 부채뿔산호, 가시산호류 등 다양한 종이 여전히 서식하고 있으며, 검붉은수지맨드라미도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잘 발달된 수중직벽의 물 흐름에 따라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자리돔 무리가 유영하는 장관을 볼 수 있었다.

2년이 흘러 다시찾은 성산일출봉 아래 바닷속은 감태가 여전히 숲을 이루고 있었다. 해송과 동근컵산호, 꽃총산호, 부채뿔산호, 가시산호 등 아름다운 색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연산호가 반기는 등 겉으론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수심 10m 전후에 분포하는 곤봉말미잘이 낮은 수심에서 목격돼 이곳 바다환경도 빠르게 아열대화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별취재팀=고대로부장·강경민차장·최태경기자·김희동천기자· 강동민기자·조성익자문위원(수중촬영전문가)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