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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25시]무서운 성장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입력 : 2015. 11.26. 00:00:00
제주도에 사람이 넘치고 있다. 인구가 늘고, 관광객이 밀려와 그 자체만으로도 매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제2공항까지 건설되면 제주땅을 밟는 사람은 이전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그걸 원해서 추진해온 일이다. 그런데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도 관광객은 2010년부터 1년에 100만명씩 증가해 2014년에는 12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를 38일 남겨둔 지난 23일에는 벌써 지난해 관광객수를 넘어섰다. 제주도 인구도 2011년부터 연평균 1만2000여명씩 증가하고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인구가 1만1000여명이니 1년마다 새로운 면 하나가 생겨나는 셈이다.

관광객과 인구가 증가하니 차도 늘었다. 2013년까지 1만6000여대였던 렌터카는 올해 9월 말 현재 2만5000대를 넘어섰다. 전체적인 차량 증가 현상은 기이하기까지 하다. 2012년부터 매년 3만~4만대씩 증가했다. 2011년까지 제주도 전체에 25만7000여대였던 차가 지금은 42만5000여대로 불었다. 담당 공무원은 제주도에 등록만 하고 실제로는 다른 지역에서 운행하는 리스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가 증가하니 곳곳에서 유례없는 정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서 온 사람이 "서울과 똑같다"고 할 정도다. 인구가 증가하자 쓰레기 대란도 가속화되고 있다.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은 내년 10월 가득 차게 된다. 제주시 동지역에서 발생하는 오수도 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용량을 이미 넘어서버려 도심의 오수관을 읍면지역까지 연결시키고 있다. 물도 부족해져 상수도를 공급해야 하는 제주도 수자원본부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는 사람도 막아야 할 판인데 제2공항을 건설하려고 한다.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고, 오수가 바다로 흐르고, 쓰레기가 골목마다 넘치며, 식수가 부족한 제주도를 상상해보라. 준비 없는 성장, 대책 없는 개발은 무서운 일이다. <표성준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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