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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 1300만 시대 성과와 과제]내국인 1000만 새 역사 창조
제주섬은 지금… 사시사철 관광객 ‘북적’ 성·비수기 옛말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입력 : 2015. 12.11. 00:00:00

제주공항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올해 제주관광시장은 거의 매달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방문 관광객 수 13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탑승수속을 기다리는 중국 관광객들. 사진=한라일보 DB

100만에서 1200만까지 매달 신기록 경신
8월 제친 ‘10월의 반란’ 으로 비수기 파괴
‘제주도 살아보기’ 열풍 등 힘입어 급성장

2015년 제주관광은 신기록의 연속이었다. 제주 방문 관광객 최단기 100만명 돌파를 시작으로 1200만명까지 계속 최단기를 기록했으며, 사상 첫 1300만명을 눈앞에 두게 됐다. 내국인 관광객은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10월 관광객 수가 8월 관광객 수보다 많아져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도 파괴됐다. 한라일보는 관광객 1300만명 시대를 맞아 제주관광의 성과와 과제를 분석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 신기록의 연속

지난 2월 3일 제주 방문 관광객이 최단기 100만명을 돌파한 뒤 3월 6일에는 다시 최단기 200만명을 기록했다. 100만 돌파일은 5일, 200만 돌파일은 11일 앞당겨진 것이어서 올해 제주관광이 호황을 누릴 것임을 연초부터 예고했다. 이어 '메르스' 직격탄을 맞은 6월을 제외하고 매달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들어오면서 신기록이 계속됐다. 11월 16일에는 지난해보다 36일 단축하면서 1200만명을 넘어섰다. 8월에는 132만8896명으로 월별 방문 관광객 수에서 최고치를 달성하더니 10월에는 140만2965명이 방문해 다시 기록을 갱신했다. 10월 관광객이 8월보다 많은 것은 중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2012년 말고는 처음이었다. 11월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선 것도 역시 처음이었다.

11월 27일 내국인 관광객이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내국인 관광객 1000만명은 관광협회가 올해 내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로 잡은 920만명을 80만명 이상 초과한 것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80만명 이상 증가한 수치다. 관광협회는 내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이유를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때문이라는 역설적인 분석을 제시했다. 제주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중 70~80% 이상이 김포와 양양, 청주 등 국내 다른 공항을 경유하고 있다. 메르스 이후 이들의 발길이 끊기자 남게 된 항공좌석이 국내 관광객 수요로 대체됐다는 것이다.

제주국제공항 렌터카 주차장.

# 365일 성수기

한글날 연휴였던 지난 10월 9일에는 5만5887명의 관광객이 들어오면서 일일 제주 방문 관광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추석 연휴 때의 기록을 갈아치운데다 올해 들어서만도 세번째 경신이었다.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가 사라졌음을 알려주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동안 일일 관광객 최고치는 제주관광 성수기 중에서도 극성수기로 분류되는 5월 첫주와 여름방학 기간의 광복절 연휴, 민족 대이동이 벌어지는 9월 추석연휴에만 기록되는 것으로 인식돼왔다.

관광업계는 이제 성수기와 극성수기, 비수기를 구분하는 일이 무의미해질 만큼 연중 관광객이 밀려드는 현상이 고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지역의 호텔과 렌터카 등 관광업계와 항공사는 통상 초·중·고등학교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7월 25일부터 8월 5일(또는 10일)까지 약 10일 안팎의 기간을 극성수기로 분류해 연중 가장 높은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처럼 365일 관광성수기 현상이 이어지면 요금 책정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관광정책도 전면적으로 수정할 수밖에 없다.

제주관광공사와 제주도관광협회는 이러한 현상이 관광시장의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내국인 관광객은 기존 단체관광 중심에서 개별관광으로 여행패턴이 바뀐 지 오래다. 게다가 마이스(MICE) 등 목적형 관광객과 등산·골프 등을 즐기려는 소그룹 단체 관광객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가을 관광주간과 사상 처음으로 시행된 가을방학, 제주관광 핫페스티벌 등의 영향으로 국내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제주도에 살아보기' 열풍이 불 만큼 제주가 핫이슈로 떠오른 영향이 크다. 국내선 공급좌석도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하면서 제주관광을 양적으로 성장시켰다.

마라도 도항선을 기다리는 관광객들.

# 관광시장 호황

제주-김포 노선은 전 세계의 국내선 노선 중 이용객이 가장 많은 노선으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 2011년 처음으로 연간 운항횟수 10만회를 넘어선 뒤 매년 1만회 안팎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제주공항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14만회를 돌파했다. 김포공항보다도 1만회 이상 많은 수치다. 이처럼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가장 덕을 본 곳이 바로 항공사다. 한국 최초의 LCC인 제주항공은 제주관광의 성장에 힘입어 지난 11월 23일 국적 LCC 중에서는 처음으로 국내선 누적탑승객 2000만명을 돌파했다. 2006년 6월 5일 김포-제주 노선에 취항한 이후 9년 6개월 만의 대기록이었다.

주중에도 항공권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제주지역 관광업계도 관광 성장의 과실을 톡톡히 누렸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영해온 일부 호텔과 전세버스 업체 등이 메르스 직후 존폐 위기에 처할 만큼 어렵긴 했지만 대부분의 업종은 내국인 관광객 증가 효과를 거뒀다. 여름철은 물론이고 가을철에도 높은 예약률이 이어졌으며, 전통적인 비수기인 12월 들어서도 콘도미니엄과 골프장은 70~80%의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내국인면세점도 지난달에 이미 매출액 500억원을 달성해 거의 전 업종에 관광 특수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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