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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이끌어온 선각자들] (5) 신가휴 한국아열대식물연구원장
"FTA시장서 이길수 있는 새로운 소득자원 발굴해야"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16. 03.03. 00:00:00

현재 망고 신품종 재배와 제주기후에 적합한 다양한 아열대·온대 식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신가휴 원장. 고대로기자

애플망고 80년대 대만서 제주로 가져와 묘목 생산 보급
2015년 말 도내 70농가에서 애플망고 재배 고소득 창출
제주산 망고 품질 좋아 경쟁력 충분… 10년정도 발전 예상
제주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관상용 식물·과일 찾아 분주


서귀포시 보목동 소재 제주대학교 연수원 입구 바로옆에 위치한 한국아열대식물연구원.

이곳의 비닐하우스에서는 전국에서 재배되고 있는 애플망고의 묘목이 생산되고 있다.

현재 망고 신품종 재배와 제주기후에 적합한 다양한 아열대·온대 식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신가휴(61) 원장은 지난 1980년대 중반 대만에서 애플망고 묘목을 제주에 들여와 현재 재배가 이뤄지게 한 인물이다.

제주에 애플망고가 들어온 이유는 이렇다.

건강음료의 원료로 이용되고 있는 브라질산 과라나

지난 1982년부터 제주도에서 바나나가 본격적으로 재배, 출하되기 시작했다. 서귀포시를 중심으로 2500여농가가 재배해 연간 3000톤 정도가 전국에 유통됐다. 이후 감귤을 대신하는 고소득 작물로 성장을 하다가 지난 1991년 정부의 수입자유화 조치로 제주도내 바나나·파인애플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수입 바나나 가격은 1㎏당 756원. 제주산은 1771원을 받아야 영농비를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싼 가격의 수입산 바나나가 밀려오면서 재배농가들은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제주도내 바나나 재배면적은 1990년 440㏊에서 1991년에는 11㏊로 급감했고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상록고사리 운남산

신 원장은 제주 바나나 산업이 위기에 빠지기 전인 1980년대 초 남제주군 표선면 토산리 토산관광지를 개발하기 위해 수농원을 조성한 박찬수 사장과 대만으로 건너가 애플 망고 묘목을 가지고 왔다.

신 원장은 "당시 수농원 박 사장이 바나나 재배만으로는 힘들다는 고민을 털어 놓았다. 그래서 내가 대만에 가서 애플망고를 가지고 오자고 제안을 했고 박 사장과 같이 가서 묘목을 가져다가 재배를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신 원장은 대만에서 애플망고를 가지고 온 후 묘목을 생산, 재배와 동시에 농가에 묘목을 분양했다.

박 사장은 1982년 바나나 대량생산에 성공한데 이어 3년후 애플망고를 첫 출하하기도 했다. 이후 본격적인 묘목 분양에 이뤄졌고 2015년 말 도내에서 70농가가 애플망고를 재배하고 있다.

망고는 가지마다 줄을 매달아 지지대를 만들고 수확철에는 땅에 떨어져 흠집이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물망을 씌워 낙과로 인한 비상품을 방지한다. 고소득을 유지할 수 있으나 재배 농가가 늘지 않는 이유는 비용이 다른 하우스작물에 비해 많이 들기 때문이다. 1000여평의 애플망고 하우스를 겨울동안 유지하는데 약 1000만원 이상의 유류비가 든다.

그는 "망고 하우스에 대한 유류비 절감이 이뤄질 경우 재배농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가 제주 망고 산업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 고소득 장물인 애풀망고가 현재 남해안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지난 2010년 경상남도 통영에서도 망고 재배를 시작해 지난해 3농가에서 8톤의 애플망고를 생산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 온도가 꾸준히 상승할 경우 망고 재배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신 원장은 "수입 망고는 현재 거리에서 20개에 5000~8000원정도에 팔고 있지만 제주산 망고는 품질에 좋아 한 개에 1만원을 받기도 한다"며 "품질을 좋게 만들면 가격 경쟁력은 충분하다"며 향후 10년정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태국산 식물 클로카사아

그는 애플망고 도입에 그치지 않고 현재도 제주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관상용 식물과 열대·아열대 과일을 찾기 위해 전세계를 돌아 다닌다. 신 소장이 이러한 열정을 갖게 된 것은 환경적인 영향이 컸다.

신 원장의 고향은 경상북도 영덕이다. 지난 80년대 회사일 때문에 제주에 왔다가 제주가 좋아서 정착했다. "고향이 산림청 묘포장이 있었던 곳이다. 수만그루 묘목을 만들어 전국에 공급하는 곳이다. 그래서 어릴때 부터 나무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지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에서는 감귤품종에만 신경을 쓰고 다른 새로운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다. FTA시장에서 이길수 있는 소득자원을 가지고 와야 한다. 지구반대편에 있는 식물이 반대쪽 사람들에게는 먹거리가 될수 있다. 우리나라에 저와 같은 취미를 가진 식물연구가들이 많이 있다. 소문이 나지 않게 희귀식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많다. 제주에 자원이 될만 한 소재를 가지고 있는, 알고 있는 사람들을 활용할 경우 FTA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애플망고

◇애플망고=정확한 품종명은 아윈(IRWIN)이다. 망고의 꽃은 양성화, 단성화(웅성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동일 화방에 혼재한다. 양성화의 착생비율은 53% 정도 즉, 나무 하나만으로도 수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자가수정은 어렵다. 수꽃은 수술이 5개 있지만 4개가 퇴화되어 불임이고 한 개의 수술만이 잘 발달되어 있으며, 꽃은 향기를 내어 수분이 되게하는 충매화다. 주로 꿀벌이나 파리 등을 이용하여 수정하고 있다. 고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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