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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찬 맛집을 찾아서](109) 제주시 애월읍 '물메골'
사계절 청정제주의 자연 담아낸 정갈한 사찰음식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16. 05.13. 00:00:00

아삭한 마를 넣은 비빔밥과 번행초를 넣은 된장국. 강희만기자

연잎밥·마비빔밥·약초들깨수제비 일품
기능성 천연식재료 몸과 마음도 가벼워


청정제주의 사계절 자연 식재료를 사찰음식으로 내는 '물메골'. 이곳의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수수한 맛과 향이 몸속에 긴 여운을 남긴다. 음식을 먹으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받는 느낌이다.

김애자 대표의 음식 철학은 담박하다.

"음식은 '생명'이다. 음식을 만드는 것은 생명을 불어넣는 '수행'이다. 그렇기 때문에 식재료를 재배하고, 유통하고, 만들고, 먹는 것 모두가 완벽해야 올바른 음식을 낼 수 있다. 손님의 건강과 행복을 줘야 하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할 수 없다."

김 대표는 새벽에 산과 들, 바다, 그리고 텃밭에서 신선한 식재료를 구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텃밭에 키우는 상추와 깻잎, 치커리는 물론 일반인에게는 이름이 생소한 제주토종 고수와 재피(초피), 방아, 방풍, 돼지감자, 초석잠 등도 유기농으로 재배한다.

물메골의 주메뉴인 연잎밥

물메골의 주메뉴인 연잎밥은 은은한 연잎과 찰진 밥이 잘 어우러진다. 여기에 밑반찬으로 나오는 돼지감자와 재피, 무말랭이를 곁들인 무침이 제격이다. 사찰음식이기에 낼 수 없는 고기 대신에 식물성 단백질인 콩고기에 버섯을 함께 볶아낸다. 버섯·죽순 장조림채, 메주콩을 넣은 우엉채, 오이미역무침도 입맛을 돋운다. 아침 일찍 바닷가에서 채취한 번행초를 넣은 된장국도 향기롭다. 방점은 제주토종 고수에 상큼한 감귤소스를 곁들인 야채샐러드의 조화다. 후식으로 '쉰다리'(제주 집막걸리), 감귤과 금귤로 만든 전과는 입안을 정리하는 맛이다.

물메골의 주메뉴인 연잎밥

아삭한 마를 넣은 비빔밥과 약초들깨수제비, 계절식전, 매생이떡국, 어린이감귤주먹밥도 별미다. 특히, 사찰음식을 싫어할 수 있는 어린이들의 입맛을 잡는 감귤주먹밥은 제주감귤을 졸여서 만들어 새콤함을 더한다.

애월읍 수산리에 자리한 물메골. 한자로 표기한 수산(水山)이라는 지명을 순 우리말로 바꾸고 여기에 장소를 칭하는 '골'을 넣어 김 대표가 손수 만든 상호다.

'물메골'김애자 대표

한동안 세간에 화제가 됐던 모 TV방송에서 지정한 '착한식당' 제56호점인 물메골은 천연재료를 이용해 만든 정갈한 음식으로 고객의 입맛은 물론 건강과 행복을 주기에 충분하다. 김 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전체식(계절식)을 고집한다.

"자연에서 채집하거나 재배할 수 있는 식재료는 봄에는 싹을 먹고, 여름에는 줄기와 잎을, 가을에는 열매를, 그리고 겨울에는 뿌리를 먹을 수 있어 온전하게 식재료 전체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완전식이다. 물메골의 음식은 영양의 균형을 잡고 생체리듬에 맞게 재료를 활용하는 작업이다. 또한 매실과 오디, 사과와 배, 향신채 등 각종 채소와 과일로 효소를 만들어 음식이나 양념, 차로 내놓을 수 있다. 최소한의 가공으로 가장 자연 그대로의 맛을 유지하는 즐거운 일이다."

주인장이 직접 만든 천연염색과 도내 작가들의 다도세트, 제주특산 차(茶)와 고사리, 콩고기 등도 판매한다. 모두가 자연에서 얻은 순수 산물이다. 정갈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물메골의 음식은 사계절 산과 들, 바다에서 피어나는 식재료를 옮겨놓은 정성스러운 모습이 더해져 빛난다. 영업시간 오전 10~오후 7시. 매주 월요일 휴무.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 795-1. 064)713-5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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