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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민선 6기 제주도정 더 큰 제주 실현은 이뤄진다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16. 05.30. 00:00:00
오는 7월이면 민선 6기 '원희룡 제주도정'이 출범한 지 2주년을 맞는다. 원 도정은 출범 초기 도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민선 도지사 출범 이후 지난 20여년 동안 제주사회를 지배했던 이른바 '제주판 3김 청산'과 그동안 중앙정치권에서 쌓아온 인맥들을 활용해 강정해군기지 문제를 비롯해 4·3의 완전한 해결 등 제주현안을 역대 다른 인물들보다 더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도민들의 기대감은 출범하자 마자 실망감으로 변해갔다. 취임 초기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보여주기 위해 도내 시민사회단체 출신 이지훈씨를 제주시장으로 발탁했다가 부동산 특혜의혹 등으로 중도하차했다. 이기승 제주시장 예정자의 인사청문 후 제주도의회 부적격 판단에 따른 자진사퇴, 김국주 제주도감사위원장 인사청문회 낙마 등으로 초기 6개월 동안 제주사회는 어수선했다. 특정 인맥의 자문만을 의존한 결과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제주지역 실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주변인물들과 새로운 측근세력들이 등장해 원 지사의 눈과 귀를 멀게 만든 것이다.

지난 4·13총선은 당시 원 지사는 최악의 카드를 선택했다. 제주사회에서 신망을 얻지 못하는 일부 인물들을 새누리당 총선 후보로 결정했다. 이들 후보는 원 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내걸고 원희룡 마케팅을 펼쳤다. 이에 다른 새누리당 후보들은 특정후보 원 지사 마케팅 허용에 불만을 토로했고 제주지역사회에서도 원 지사의 선거중립훼손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원 지사는 오히려 당당했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걸어놓고 현수막을 붙인 후보들도 많다, 박근혜 마케팅은 문제없고 원희룡 마케팅은 문제되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민들은 4·13총선에서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새누리당은 도내 3개 선거구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원 지사 마케팅을 허용했던 서귀포시 선거구 새누리당 강영진 후보와 제주시 을 선거구 현덕규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수모를 당했고 제주시 갑 선거구 양치석 후보는 재산신고 누락과 부동산 투기 관련 도덕성 문제 등으로 인해 본선에서 패했다. 여기에다 강원도 원주갑 선거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박정하 전 제주도정무부지사와 이기재 전 제주 서울본부장도 경선과 본선에서 상대후보에 일격을 당했다. 제주에서 한 석만 건졌더라도 현재 새누리당 122석, 더불어민주당 123석이란 여소야대구조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총선에서 패한 이유는 도민들이 원 지사에게 '제주판 3김' 청산을 요구했으나 전직 지사들을 선거판에 끌어들였고 새누리당 특정 후보들에게만 원지사 마케팅을 허용했다가 새정치를 기대했던 대다수의 도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 지사의 정무적 판단을 지원해 온 현광식 제주도지사 비서실장을 비롯 4명의 보좌진들이 일괄 사직했지만 제주도정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냉랭하다.

오는 7월이면 민선 6기 제주도정이 집권 후반기에 들어간다. 앞서 열거한 실정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2년 동안 한눈팔지 않고 쉼 없이 변화와 개혁을 위해 일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기가 어렵다. 청렴의 리더십으로 공직사회비리를 근절하는 데 앞장 섰고 제2공항 부지 확정, 경자유전의 원칙에 입각한 토지 기능관리 강화 방침 실행, 제주도의회 묻지마 예산증액 제동, 난개발을 초래해 온 중국인 부동산 투자 제동, 청정과 공존을 가치로 내건 보존과 개발정책 등은 100년대계를 내다 본 결단이다. 원 지사는 제주의 성공사례를 통해 중앙무대로 가겠다는 의지를 누누이 강조해 왔다. 이제부터라도 초심을 잃지 말고 더 낮은 자세로 도민과 소통하고 열린 마음으로 귀을 열고 들어야 한다. 그러면 도민과 원 지사가 원하는 '더 큰 제주 실현'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 <고대로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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