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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메카 제주'의 허와 실](4)전기차 천국, 노르웨이를 가다-②전기차 직접 타보니
도심지 주차 가능… 톨비 무료에 버스전용차로 이용까지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입력 : 2016. 06.22. 00:00:00

노르웨이에서 전기차를 직접 타보면 왜 그곳을 '전기차 천국'으로 부르는지 알 수 있다. 사진 ①오슬로 시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기차들. 한국 기아자동차 소울의 모습도 보인다.

가이드 동행 최고 인기 모델 중 하나인 e-골프 탑승해 운행
오슬로 교통 인프라 전기차에 혜택 반면 내연기관 차량 불편
전기차 대수 급증·외곽지 충전 문제 해결 과제로 부상 전망

"오슬로 시내를 돌아다니기에 전기자동차만큼 편리한 교통수단은 없을 거예요."

노르웨이의 수도인 오슬로에서 전기차는 도시 자동차의 개념을 넘어 생활밀착형 자동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충전 인프라뿐만 아니라 주차, 도로이용 등 각종 혜택으로 운전자들은 더욱 전기차를 선호하고 있다. 지난해 노르웨이에서만 9000대 가까이 팔린 폭스바겐의 e-골프를 타고 오슬로 시내와 외곽지를 돌아봤다.

▶"이 맛에 운전하는구나"= 세계적인 미술가 에드바르 뭉크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963년 개관한 뭉크미술관. 우리들에게도 익숙한 작품 '절규'를 비롯해 '마돈나' 등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어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바로 인근에는 공원과 식물원까지 있어 여가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잦다.

사람들이 이 곳을 자주 찾는 이유는 이같은 관광지와 공원 외에도 전기차 멀티 충전 스테이션이 있기 때문이다. 뭉크미술관과 공원 사이 널찍한 주차장에 전기차들이 죽 늘어서 있다. 종류도 각양각색. 충전중인 전기차들도 있었다. 이 주차장에는 최대 12대의 전기차를 동시에 급속으로 충전할 수 있도록 멀티 스테이션이 설치돼 있었다. 옆으로는 일반 도심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완속충전기도 함께 구비돼 있었다.

뭉크박물관 인근 전기차 충전 스테이션에서 e-골프 차량에 취재진이 직접 충전을 시도하고 있다.

취재진도 직접 충전해 보기로 했다. 일반 내연기관차였다면 주유구였을 자리에 바로 충전기를 꽂기만 하면 됐다. 전기차협회 회원으로 등록돼 있으면 회원임을 증명하는 RFID 카드가 발급되는데, 이 카드가 있으면 어느 곳이든, 급속이든 완속이든 충전요금이 전액 무료다. 충전기를 꽂으니 바로 충전이 시작됐다.

오슬로 시내에서는 전기차 이용이 더욱 편리하다.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도심 내에서 무료로 주차할 수 있고 곳곳에 충전시설이 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오슬로 최대 번화가인 카를 요한슨 거리와 접한 한 골목길로 들어섰다. 우리가 가야 할 식당 주변에는 곳곳에 주정차 금지 표시를 찾아볼 수 있었다.

오슬로에서는 일반적으로 불법주차를 감시하는 교통경찰이나 CCTV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아무 곳이나 주차해도 될까? 이 곳에서는 시민들의 양심을 믿기 때문에 일반적인 단속은 거의 안한다고 한다. 하지만 잘못해서 단속이되면 그 패널티는 만만찮다고 동행한 가이드가 주의를 준다.

이처럼 불법 주정차 금지 구역에 특별한 곳이 있었다. 바로 우리 같은 전기차를 위한 주차구역이었다. 전기차는 무료로 도심지에 주차할 공간이 따로 마련된 것이었다. 특혜였다.

오슬로 시내 중심가에서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주차가 엄격히 제한되는 반면 전기차의 경우 주차가 가능하도록 차별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전기차는 무료로 주차가 가능하다는 주차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점심을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특이한 점을 또하나 발견했다. 바로 주유소가 없다는 것. 오슬로 시내 중심가를 둘러싸고 있는 세 개의 외곽순환도로 안에는 주유소가 없다. 원래 없었던 것이 아니라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기존에 있던 주유소 7~8곳을 외곽지역으로 쫓아낸 것이었다. 전기차의 편리함은 곧 내연기관차들의 불편함이었다. 주차비는 물론이고 시내에서 장거리 이용을 하기 위해선 차량 주유 경고등도 계속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다.

▶외곽지역 충전은 불안= 충전 인프라가 잘 돼 있는 오슬로 시내를 벗어나 외곽지역인 홀멘콜렌 스키점프대로 향했다. 오슬로 서북부지역에 위치한 홀멘콜렌은 오슬로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북유럽 지역이 가을부터 눈이 온다고 하는데, 아마 이 곳은 눈 때문에 고생을 좀 하는 곳 같았다. 그런데 예상외로 많은 주택이 있었다.

겨울철 도로 제설은 어떻게 하나 살펴보니 대략 70년 전에 스노우 멜팅 시스템(snow melting system)을 도입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아스팔트 내에 눈을 녹일 수 있는 장치를 해 놓은 것이다. 문득 제주도 생각이 들었다.

스키를 타는 고지대다. 전기차는 겨울에, 그리고 오르막 등 험로를 달릴 때 배터리의 소모가 심해진다.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카를 요한슨 거리스에서 출발하기 전 주행 가능 거리가 138㎞이었던 것이 '쭉쭉' 내려갔다. 스키점프대 주변에 도착하자 78㎞밖에 남지 않았다. 주변 충전시설도 확인하지 않은 터라 불안했다.

다행히 내리막길을 갈 때 자체적으로 충전되는 전기차의 특성상 주행가능거리가 어느정도 회복됐다. 78㎞였던 것이 105㎞까지 올라왔다.

전기차 e-골프 탑승후 오슬로시내를 주행하고 있는 모습.

오슬로가 아무리 전기차의 천국이라고 해도 외곽지역으로 나갈 때는 충전에 신경써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노르웨이가 간선도로 50㎞마다 충전인프라 확대 계획을 본격화한 이유이기도 했다.

오슬로 외곽에서 시내권으로 돌아오면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는 전기차들이다. 노르웨이에서 전기차는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는 특혜를 받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한 당근책의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당근책이 별로 큰 이점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었다. 전기차가 너무 늘면서 출퇴근 시간에는 이 버스전용차로에 전기차들이 늘어서며 정체현상을 빚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노르웨이 정부는 대중교통을 위해 두 명 이상이 타고 있는 전기차만 전용차로를 이용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도심권으로 들어오면서 순식간에 톨게이트를 지나쳤다. 노르웨이의 경우 우리나라의 도로표지판과 비슷한 모양의 톨게이트가 곳곳에 있는데 이곳을 지날 때 자동적으로 톨게이트 비용이 지불된다. 이 비용들은 한달에 한 번 합산돼 우편으로 청구된다. 하지만 전기차는 톨비가 무료였다.

오슬로 시내를 돌아보니 다양한 차종을 만날 수 있었다. 차량 번호판에 'EL'이라고 적혀 있는 차들은 모두 전기차였다. 스포츠카 부럽지 않은 바디라인을 자랑하는 테슬라의 초창기 모델부터 최근 모델 S까지, 최근 가장 많이 판매됐다는 폭스바겐의 e-골프, 닛산 리프, 우리나라의 기아 소울까지.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던 차종에 초소형 전기차까지 노르웨이를 왜 '전기차의 천국'이라고 부르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노르웨이 오슬로=최태경·강경태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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