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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청정자연 '클린제주'가 미래다(2)클린하우스 '애물단지'인가
선진시스템 불구 용량초과… 시민의식 바닥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16. 09.05. 00:00:00

클린하우스 시설은 365일 24시간 개방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어떤 쓰레기든 버릴 수 있는 합법적 투기장소로 변질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DB

통단위 운영·전문인력 투입 광역화 운영체계 의견
종량제 봉투가격 인상·배출시간 제한·민간위탁도

2005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클린하우스가 벌써 시행 10여년을 맞고 있다. 도입 초기에 도민들로부터의 긍정적인 반응과 선진 쓰레기 배출시스템으로 모범사례로 꼽히며 타지역에서 벤치마킹하는 대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폭증하는 인구와 관광객의 유입에다 건설경기 활황으로 넘침현상이 빈발하는 등 수용능력과 운영체계에 한계성을 드러내며 대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넘쳐나는 쓰레기 수용 한계 봉착=제주지역 1일 쓰레기 발생량은 1995년 503t에서 지난해 1161t으로 20년만에 2.3배 늘었다. 인구 1인당 배출량도 전국평균 0.95㎏에 견줘 제주는 1.57㎏로 1.65배 높다. 인구의 증가도 한 요인이지만 관광객 급증과 택배물량 증가 등 유통구조의 변화, 건축폐기물의 배출량이 그만큼 가속화 되고 있다는 것이 더욱 문제다.

주말과 휴일, 제주시 도심의 주택가와 신규 대단위 아파트 밀집지역의 인근 클린하우스를 점검했다. 그 결과, 몇달 전보다는 폐지(상자) 등 재활용 쓰레기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무단배출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또한 최근 비날씨와 강풍 등으로 인해 주변 바닥에 쓰레기가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어 미관은 물론 위생관리도 문제를 드러냈다.

클린하우스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쓰레기 감량보다는 배출과 수거에 중점을 둔 정책으로, 클린하우스 시설이 365일 24시간 개방되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어떤 쓰레기든 버릴 수 있는 합법적 투기장소로 변질되고 있다.

클린하우스에서 만난 주부 K씨는 "최근 삼화지구가 들어서면서 아파트 주민들이 차량으로 이용해 생활쓰레기를 버리면서 주택가에 놓인 클린하우스의 넘침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용량은 작은데 주변 인구까지 가세하고 있어 클린하우스의 수용능력을 키우던지 아니면 지역별로 새로운 중소 규모의 집하장을 마련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헛바퀴 도는 정책 '존치 vs 변화'=제주지역 생활쓰레기 배출 체계의 구심점인 클린하우스는 2700여개에 이른다. 하지만 인구와 관광객 유입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새 소음이나 악취 등의 민원으로 262개가 이설됐다.

무엇보다 최근 몇년새 불거진 클린하우스의 문제는 쓰레기 감량이라는데 직면해 있다. 도입 초창기부터 쓰레기 수거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수반해야 하지만 클린하우스는 재활용과 소각용 등으로 나뉠뿐 결국 수거과정에서 혼합하며 효과를 반감시켰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로 인해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정책 자체를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시는 현재 거점배출식인 클린하우스 운영과 관련해 일본의 가마쿠라현과 부산 연제구처럼 예전의 문전배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매일 재활용품과 혼합해 배출하는 현재 시스템을 품목에 따라 요일별로 배출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리어카와 트럭을 활용해 수거하는 구역별 수거방안도 심도 있게 보고 있다.

최근 제주도의회의 업무보고에서는 클린하우스를 줄이고 통단위로 1개를 운영하고 배출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도의원의 의견도 나왔다. 대단위 아파트처럼 광역화를 통해 민원 해결과 함께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 ▷클린하우스 배출시간 제한(오후 7시~자정) ▷읍면동 단속업무는 민간 전문기관 위탁 등의 쓰레기 감량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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