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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신선한 男男 조합을 찾아라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6. 11.01. 13:07:30

영화 '형' 한 장면

"대한민국의 모든 감독의 생각은 비슷한 것 같아요. 남남(男男) 케미를 염두에 두고 캐스팅할 때 기존에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신선한 조합을 원하거든요."

이달 30일 개봉을 앞둔 영화 '형'의 메가폰을 잡은 권수경 감독이 최근 제작보고회에서 한 말이다.

권 감독은 "조정석, 도경수를 캐스팅하면서 게임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형'에서 조정석은 사기 전과 10범인 형으로, 아이돌 그룹 엑소(EXO) 멤버 도경수는 국가대표 유도선수인 동생으로 출연한다.

요즘 한국 영화계는 권 감독의 말대로 신선한 남자 배우의 조합을 찾는 것이 최대 과제다.

남성 중심의 멀티캐스팅 영화가 이미 극장가의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연기력과 티켓 파워를 가진 남자 배우들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캐릭터에 잘 어울리면서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이색 조합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영화 '럭키'에서는 '믿고 보는' 유해진과 이준이 각각 냉혹한 킬러와 찌질한 백수로 나와 연기호흡을 보여줬다.

두 배우의 조합은 언뜻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깨알 유머'로 웃음을 선사한 유해진의 연기와 힘을 빼고 자신을 내려놓은 이준의 연기가 어우러져 시너지를 냈다.

볼링도박을 소재로 한 영화 '스플릿'에서 유지태와 이다윗의 만남도 눈길을 끈다.

tvN 드라마 '굿 와이프'에서 '쓰랑꾼'(쓰레기와 '사랑꾼'을 합친 말) 검사로 나와 카리스마를 보여준 유지태는 이 영화에서 밑바닥 인생을 연기하며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이다윗은 자폐를 가진 볼링천재로 나온다.

각각 조금씩 부족한 두 사람이 한 프레임 안에 있을 때 스크린은 더 꽉 차고, 이야기의 밀도는 높아진다.

오는 12월 개봉하는 영화 '마스터'는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다.

'감시자들'(2013년)의 조의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조 단위의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 그리고 그의 브레인이 치열한 머리싸움을 벌이는 범죄오락 액션이다.

이병헌이 희대의 사기범 진 회장 역을 맡아 카리스마를 뽐내며 강동원이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 김우빈이 진 회장의 브레인으로 각각 출연한다.

이 영화의 홍보사 퍼스트룩 관계자는 "세 배우가 한 영화에 캐스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특히 각 배우가 맡은 배역도 모두 새로운 역할"이라고 말했다.

특히 강동원은 '마스터'에서 처음으로 형사 역에 도전한다.

내년에 개봉 예정인 '더 킹'(한재림 감독)은 조인성, 정우성이 출연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두 배우 모두 잘생긴 것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한 외모를 가진 데다 연기력까지 갖춰 관객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대한민국을 주름잡는 권력자들과 세상의 왕이 되고 싶었던 한 남자의 생존과 대결을 그린 영화로, 배우들의 연기 대결이 주목된다.

영화계 관계자는 "티켓파워와 스타성을 지닌 두 배우가 한 영화에 출연한다고 하니, 관객들은 두 배우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까 궁금해 한다"고 말했다.

대형배급사 관계자는 "관객층이 넓어지긴 했지만, 극장의 메인 타깃은 여전히 20~30대 여성이고, 이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데는 남자 배우들의 역할이 크다"면서 "그러다 보니 제작자 입장에서는 남자 배우 간 연기 대결과 케미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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