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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존, 한라산을 말하다](18)제4부 한라산 탐방문화-②탐방예약제와 입장료 징수
사전예약제, 내년 하반기부터 모든 탐방로서 전면 시행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입력 : 2016. 12.05. 00:00:00

제주도는 제주미래비전이 지향하는 청정과 공존을 통해 제주자연가치 보전과 관광문화 품격을 높이기 위해 2017년 하반기부터 세계자연유산지구인 한라산 탐방로 전 코스를 대상으로 탐방예약제를 우선 실시할 계획이다. 동절기 한라산 탐방객. 사진=한라일보 DB

제주관광·한라산 탐방문화·서비스질 큰 변화 예상
예약시스템 구축·적정 탐방인원 산정 등 과제 많아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한라산을 탐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예약해야만 가능해진다. 제주도는 제주미래비전이 지향하는 청정과 공존을 통해 제주자연가치 보전과 관광문화 품격을 높이기 위해 2017년부터 세계자연유산지구인 한라산 탐방로 전 코스와 성산일출봉을 대상으로 탐방예약제를 우선 실시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에 대한 탐방예약제의 파급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워킹그룹과 제주도는 탐방객 쏠림현상이 가장 심각한 한라산 성판악코스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예약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오다가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판단하에 전면 시행으로 방향을 틀었다.

제주의 대표적 명소들에 대한 탐방예약제 실시로 제주관광과 탐방문화, 탐방서비스, 국제보호지역 이용관리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탐방예약제는 제주국제보호지역의 당면 과제들을 해소해 나가는데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라산 탐방객은 2003년 3월 성판악·관음사코스를 통한 정상개방이 다시 허용되고 2005년 토요 휴무제 확대, 2007년 국립공원 무료입장제 실시와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사라오름 개방 등의 조치로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작년 한해 한라산 탐방객 수는 125만5000여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정 탐방로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성판악 탐방로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탐방의 질이 떨어지고 입구 주차난과 5·16 도로변 주차대란이 반복되고 있다. 탐방객 편의시설도 수용에는 버거운 실정이다. 국공 관계자들은 탐방객들이 급증하면서 화장실, 오수처리, 주차장 문제 등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탐방로 안전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라산 탐방예약제는 과거에도 도입된 적이 있다. 1998년초 눈꽃축제기간에 탐방객 사전 예약제가 시범 도입됐다. 예약제를 시행했던 구간은 성판악 코스. 하루 2000명까지 사전 예약을 받아 탐방을 허용했다. 하지만 문제가 터졌다. 여행사가 예약의 상당인원을 선점한 뒤 정작 모객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절반 가량을 취소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당시는 입장료를 받던 시기라 여행사가 예약을 취소하면 입장료를 환불하는 소동이 다반사였다. 결국 준비 부족 등으로 몇 개월 안가 예약제는 백지화돼 버렸다.

내년 하반기부터 전면 시행할 한라산 탐방예약제 도입은 고육책이나 다름없다. 양적 관광위주의 정책으로 인한 자연훼손, 환경오염, 도로정체 등의 사회적 비용이 유발됨에 따라 이러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소하고자 질적 관광으로 전환하려는 정책의 출발 단계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탐방예약제 시행으로 도민사회의 이해관계인들의 명과 암이 존재하겠지만, 지금이 바로 우리 제주가 더 이상 싸구려 관광지가 아닌 진정으로 제주의 자연가치를 보전하고 관광문화의 품격을 향상시키기 위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 대목은 탐방예약제 시행을 위한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

제주는 세계 유일의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이자 4대 국제보호지역의 지위와 위상에 걸맞는 이용 보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당면 과제다. 한라산은 제주를 대표하고 상징할만한 국제보호지역이자 관광명소다. 하지만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갖가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탐방예약제는 국내·외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도 매우 적극적이다. 특히 환경부가 올해 국립공원 탐방예약제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예약제를 확대운영하는 등 국립공원의 선진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제주도로서는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탐방예약제 도입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9월 5일부터 한달간 지리산·오대산, 설악산 등 5곳에서 국립공원 탐방예약제를 확대, 시범 운영했다. 국립공원 탐방예약제는 이번에 확대된 구간을 포함하면 지리산 칠선계곡(9.7㎞)과 노고단(0.5㎞), 북한산 우이령 구간(4.5㎞)과 더불어 총 8곳으로 늘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정상 정복형의 산행문화를 개선하고 국립공원의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탐방예약제 확대 시범 운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화와 현장 접수 등을 통해 예약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도는 한라산 탐방예약제 시행에 따른 예상 문제점을 두루 살피고 있다. 우선 탐방예약 적정인원 산정이다. 인터넷 예약과 현장예약 비율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관심하다. 또 제도 정착 이전까지 예약 없이 방문하는 탐방객은 어떻게 소화하느냐 하는 문제다. 도민들은 어떻게 적용하는가하는 문제도 부각될 수 있다.

제주도는 이번 탐방예약제 시행으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미리 검토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사업 시행에 따른 사업예산을 반영 후, 시스템 구축 등의 제반사항을 준비하고, 2017년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탐방예약제 시행을 위해서는 초기 기반시설 구축과 운영비, 탐방로별 탐방객 총량산정 용역 등에 모두 2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탐방예약제 시행으로 제주의 가치를 높이는 대표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제도 시행으로 탐방객들의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사전 홍보에도 철저를 기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강시영 선임기자·강경민·김지은·김희동천·채해원·강경태·강동민기자

예약제-입장료 현실화 연계… 2만원도 제시
환경부와도 협의 연내 결론
워킹그룹은 파격 수준 제시

탐방예약제는 입장료 현실화, 환경부담금 도입 등과도 얽혀 있다. 제주도는 한라산 예약제를 입장료 현실화와 연계해 검토중이다. 현재 이 과제를 전문가로 구성된 워킹그룹이 다각도로 검토중이다. 올해말까지 입장료 현실화와 환경부담금에 대한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워킹그룹은 예약탐방제 의무화를 비롯해 입장료 현실화, 환경부담(협력)금제 도입, 생태관광지 해설사 동행 의무화, 제주지역 직업형 해설사 양성 등을 제도화하기 위해 논의중이다.

제주도와 워킹그룹은 이달 중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에 대한 입장료 현실화 방안도 마련해 발표한다. 현재 한라산 입장료는 없으며, 주차료(소형 1800원, 대형버스 3700원)만 받고 있다. 성산일출봉의 입장료는 성인 2000원, 군인·청소년·어린이 1000원이다.

워킹그룹은 입장료 현실화와 관련, 외국의 국제보호지역 수준과 비교하는 등 대폭적인 인상과 현실화를 반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라산은 2만원, 성산일출봉은 1만원 수준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의 입장료 수준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수준이다. 이 때문에 입장료 현실화 수준과 징수 방법, 도민 적용 등을 놓고 논의가 한창이다.

제주도는 한라산 입장료와 관련 환경부와도 협의중이다. 현재 국립공원은 2007년부터 환경부의 방침에 따라 입장료가 무료다. 환경부는 내년 우리나라 국립공원 시행 70주년을 맞아 다시 국립공원의 유료화를 신중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입장료 징수에는 환경부도 공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입장료를 어느 수준에서 현실화할 것이냐를 놓고는 제주도와 견해가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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