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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25시
[편집국25시]디지털시대의 함정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17. 04.06. 00:00:00
기사를 작성할 때 선배들의 기사를 많이 참고한다. 취재했던 기사에서 빠진 부분이 없는지, 한 곳에 치우쳐 기사를 작성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할때 이 방법만큼 좋은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문장을 흉내낸다고 해도 똑같이 쓸 수는 없다. 살짝 바꿔서 쓸 수는 있지만, 똑같이 글을 모방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자기 나름의 개성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것 같다.

그런데도 바쁠때는 문장을 '복사'해서 '붙여넣기'하고 싶은 욕구가 든다. 정보가 범람하고, 비슷한 기사가 넘쳐나는 디지털 시대에서 "설마 들키겠어"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것이다.

옛날 선배들은 공중전화를 이용해 말(言)로 기사를 송고했다고 한다. 전화를 받는 사람이 무서운 선배라면 목소리를 떨며 기사를 읽어내려갔을 모습을 상상하니, 위엄있는 선배들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훈련 덕분인지 현재 그들이 작성한 기사나 칼럼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올때가 있다.

이렇듯 편리한 디지털 시대가 왔다고는 하지만 거기에는 함정도 존재하는 것 같다.

한라산을 오르는데 헬리콥터로 정상에 가봐야 별로 감흥이 없다. 같은 맥락으로 책을 살 때도 인터넷으로 구입하기 보다는 역시 서점에 가서 사야 제 맛이다. 서점에서 사고 싶은 책을 사러 갔다가 전혀 다른 책을 사는 경우가 있고, 오히려 그런 책이 도움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신문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스포츠 등 각 면을 독자가 스스로 선택해 읽을 수 있는 선택성과 자주성을 겸비하고 있다. 산을 제대로 느끼고, 좋은 책을 눈으로 보고 고를 수 있는 것처럼 독자가 스스로 지면 속에서 직접 좋은 뉴스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일은 61회를 맞는 신문의 날이다.

<송은범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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