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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과 질곡의 가족사 기록
김두연 전 유족회장 '4·3 그 황량한…'펴내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7. 04.12. 00:00:00
김두연(사진) 전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이 '4·3 그 황량한 길을 걸어'를 펴냈다.

1945년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출신으로 4·3유물수집·유해발굴 공동본부장, 제주4·3실무위원회 부위원장, 제주도교육청 4·3평화교육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김 전 회장은 4·3유족회 활동을 하며 4·3의 모습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제주4·3을 이념 문제로만 살펴서는 안되고 사람 중심으로 역사를 봐야 한다는 자각이었다.

김 전 회장은 4·3에 얽힌 어두운 가족사가 있다. 형이 군경 토벌대에 의해 희생됐고 토벌작전에 동원됐던 아버지는 무장대에 의해 납치되었다가 죽임을 당했다. 이로 인해 그의 집안은 때로 '반공 가족'이 되기도 했고 '빨갱이 가족'이란 누명을 쓰기도 했다. 행방불명 되었던 아버지의 시신은 37년 만에 겨우 찾았다. 7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한 4·3 이념논쟁과 갈등이 그의 개인사에 고스란히 배어있다.

이 책은 크게 '제주4·3과 역사의 진실', '4·3과 나의 삶'으로 나뉜다. 1편에는 고난의 가족사,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 운동, 언론 기고문, 4·3관련 추도사, 4·3유족회 활동 등이 실렸다. 2편에는 4·3으로 불행한 생애를 살아온 가족들의 이야기, 학교 생활과 사회 활동 등을 담았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4·3유족회와 경우회가 서로 손을 맞잡은 화해의 시대를 맞는 요즘도 터무니 없는 이념 공세에 공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제 4·3은 지난날의 어둠을 뚫고 밝은 빛을 보는 세상으로 변했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4·3에 대해 말을 제대로 못하던 시절부터 진실을 밝히려고 했던 분들의 노력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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