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n라이프
{새로나온 책}어떤 사랑 外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7. 06.16. 00:00:00
▶어떤 사랑(강문신 지음)=제2회 조운문학상 수상 기념 시집. 서귀포시 출신으로 감귤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 시인이 써내려간 단시조, 연시조, 사설시조 등을 만날 수 있다. 지금껏 발딛고 살아온 제주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고향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풀어내고 있다. 살아남은 자들이 느끼는 고통과 아픔을 그려낸 무자년 4월의 노래도 들어있다. 시인의 살처럼 친숙한 공간이면서 애증이 교차하는 제주에서 그는 오늘도 시를 쓴다. 고요아침. 1만원.







▶눈가에 자주 손이 갔다(이윤승 지음)=2014년 제주작가 신인상을 수상한 시인의 첫 시집. 어머니의 강인한 삶과 그에 기반한 모성성이 시집의 중심 소재다. 고달픈 삶을 살았던 어머니 등 눈가에 자주 손이 가게 하는 일들이 하나둘 펼쳐진다. 시인은 어머니에게로 향하는 마음과 살아가면서 놓치게 된 것들을 더듬으며 빈 자리도 상처였음을 깨닫는다. 주변 사물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공감의 의지가 곳곳에 읽힌다. 문학의전당. 9000원.







▶썩을,(이명숙 지음)=2014년 '시조시학' 신인상을 수상했던 시인의 시조집. '머리꾼'(헤어디자이너)으로 일하고 있는 시인은 일반적인 시조 언어의 관습에 갇히지 않는 재기발랄하면서도 도발적인 시어들을 꺼내놓는다.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을 비웃기라도 하듯 비속어가 툭툭 튀어나온다. 입말들을 맛깔나게 살려냈다. 해설에선 이런 면모를 두고 "품격을 중시하는 시인들의 고답적 언어에 상쾌한 균열"을 낸다고 표현했다. 고요아침. 9000원.







▶비 오는 날의 오후(김연미 지음)='어리숙한 농부의 어리숙한 농사 일기'라는 부제가 달렸다. 집과 과수원 사이를 오가는 도로, 일하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 더위를 피해 찾은 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비 오는 날의 오후 등 일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글감이 됐다. 농사가 그에게 준 행운은 수평과 수직의 인공적인 것들에서 둥글고 부드러운 자연으로의 회귀라고 썼다. 연인M&B. 1만5000원.







▶최후의 죽음 되길(현진숙 지음)=제주4·3과 6·25를 겪지 않은 전후 세대인 저자가 체험자를 인터뷰한 기록 등을 담았다. 4·3과 전쟁을 체험한 사람들과 만나 그들이 털어놓는 내용을 가감없이 실었다. 피비린내 나는 역사 속에서 산산이 부서진 그들의 삶, 꿈, 사랑을 만나면서 승자도 패자도 없었던 비극적 결말에 가슴이 허해졌다고 했다. '모래 한 줌의 유골' 등 12편이 실렸다. 열림문화. 1만2000원.







▶내 새끼손가락 아들(홍성원 지음)=국내에서 소아조로증을 앓고 있는 이는 원기 단 한명이다. 열두 살인 원기에게는 길어야 5~7년의 시간이 남아있다. 100센티미터가 겨우 넘는 앙상한 팔다리로 구부정하게 걷는 원기는 손발톱조차 몇 개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원기는 꿈을 꾸고 노래한다. 원기와 그 가족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원기 아빠가 일기 형식으로 써내려간 고통의 기록이자 위로의 이야기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건 즐겁고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일이란 걸 일깨운다. 루아크.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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