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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
강전애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17. 06.19. 00:00:00
필자는 요즘 일본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 이 책에서는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 할아버지가 어쩌다보니 동네 꼬마들의 걱정들을 상담해주게 되었는데, '공부하지 않고 백점을 맞고 싶다'는 상담에 '본인에 대한 시험에는 분명히 백점을 받을 수 있다'라고 격려해주는 수준의 재치있는 답변들로 시작하였다.

이후 꼬마들 뿐만 아니라 소문을 들은 어른들의 진지한 상담들까지 이어지며 주인 할아버지는 결과적으로 상담자들은 어느 정도 마음 속으로는 결론이 난 고민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스스로 이미 결론을 내렸지만 그 결론을 실행할 용기를 상담을 통해 얻는다는 말이다.

필자는 변호사로서 활동하며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 할아버지와 비슷한 감정을 느낄 때가 많다. 의뢰인들은 기본적으로 '본인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변호사가 해주기를 원한다. 이러한 경우 수임하여 돈을 벌기 위해서는 듣고 싶은 답변을 해주어야겠지만, 필자는 그런 성격은 아닌 관계로 의뢰인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듣고 싶어하지 않는 이야기에 대하여도 줄줄이 얘기해주곤 한다. 더 이상 직언을 듣고싶지 않은 의뢰인은 필자를 찾아오지 않으니 필자는 경제적으로는 곤궁(?)해질 수 있으나 수임을 위해 일부러 말하지 않았던 리스크들로 인해 의뢰인의 사건 결과가 안좋게 나오는 부분들이 더 꺼려지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소위 권력을 잡은 위치에 오른 사람들은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본인에게 쓴소리를 하는 사람은 배제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하여 충신은 멀어지고 간신만 주위에 가득하여 세상을 해롭게 하는 지도자들을 역사적으로 우리는 여럿 보아왔다.

어느 지역에서 큰 사업을 진행할 때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은 형식적으로만 진행할 뿐 법에 규정되어 있는 절차만 지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본인의 '지도력'에 지역주민들이 일방적으로 따라주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이는 지도자들이 있다. 지도자들의 이러한 진정성이 결여된 태도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제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 대부분인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들로 인하여 해당 지역에서 불화가 지속된다면 그로인한 사회적 비용 등의 부담은 이해관계자들을 넘은 도민 더 크게는 국민 모두가 함께 견뎌야 한다.

제주에서는 최근 도남행복주택 사업에 대하여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도남행복주택 사업은 제주도정에서 주도하고 있는 사업으로, 제주도정에서 마음만 먹으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지역주민들 및 도민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어 보인다. 지역주민들은 제주도정이 이러한 '소통의 방법'을 찾는 것보다 '지도력'에 따라주기를 원하는 모습에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을 진행하며 절차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면 그에 대한 법적인 책임은 응당 져야할 것이고, 법적인 절차는 준수했더라도 결국 도민들을 분열시키고 도민들이 외면하는 사업을 화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끝내 진행한다면 제주도정은 그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넘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책임 또한 무겁게 질 것이다.

현명한 지도자라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아닌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을 더욱 무겁게 대해야 한다. <강전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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