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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하며
[하루를시작하며]우리 안의 '갑질'
조미영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17. 06.28. 00:00:00
최근 또 '갑질'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 회장들의 부당한 처신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불공정한 거래를 견디다 못한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후에야 이런 사실들이 세상에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모 피자업체의 전 가맹점주가 자살을 한 뒤 사회적 이슈가 되고 이제야 가해자 측의 사과와 사퇴는 이루어졌다.

그동안 이 업체의 가맹점주들은 지난 20016년 3월부터 부당거래에 대한 항의로 삭발투쟁과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은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렇게 우리가 무관심한 사이 이들은 수많은 부당함과 싸워야 했다. 스스로 해법을 찾기 위해 가맹점을 탈퇴하고 새로운 길을 위해 노력했지만 이마저 방해를 받았다. 돈과 권력을 가진 '갑'들이 힘없는 '을'을 훼방 놓는 것은 아주 쉽다. 근처에 직영점을 세워 가격덤핑을 하고 그들에게 재료를 공급한 업체에 다른 거래를 미끼로 납품 중단을 요구하는 등 집요함을 보였다. 결국 견디다 못한 '을'이 죽음에 이르러서야 드러나는 사실들이다.

문제는 이런 예가 처음도, 끝도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 이런 부당함이 만연해 있다. 우리 사회의 '갑질' 논란은 지난 2013년 모 우유업체의 불공정 거래에서 불거졌다. 이후 일명 '땅콩회항' 사건 등으로 증폭되었다. 세상의 '갑질'을 모두 근절할 것만 같았던 여론과 정치권이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사회적, 제도적 장치는 아직도 미흡하고 여전히 다양한 형태의 '갑질'은 존재하며 또 다시 큰 희생을 치르고서야 세상에 알려진다.

물론, 언론과 정치의 무관심이 문제이지만 우리 자신들에게도 그 책임은 있다. 그동안 수많은 하청업체들과 소상공인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억울함과 사회적 소수자들의 주장에 우리는 어느 만큼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왔는지를 되물어야 한다. 지금 당장 나와 상관없어 보이던 일들이 내 일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갑질'이 거대한 힘을 가진 자들만의 횡포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이들이 어느 순간 '갑'의 위치로 들어선 순간 돌변한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직장상사가 되었을 때, 혹은 건물주가 되었을 때, 심지어 식당의 손님이 되는 순간 스스로를 '갑'의 대열에 올려놓고 맘껏 그 지위를 누려보고자 하는 듯 하다.

며칠 전 식당에서의 일이다. 옆 테이블 손님이 종업원에게 뜨거운 물을 요구하였다. 물을 받고 얼마 후 다시 종업원을 부른다. 물이 너무 뜨거워 입술을 데었다는 것이다. 종업원들이 사죄를 했지만, 호통을 치며 사장을 부르라고 한다. 심지어 경찰을 불러야겠다는 호들갑까지 떤다. 이렇게 서비스업종이라는 이유로 부당함에도 도리어 고개를 숙여야 하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돈을 지불하며 던지는 경우, 아이의 실수로 기물을 파손하고도 미안해하지 않거나 기저귀를 갈아서 그대로 두고 가는 등 그저 사소한 실수 같은 일들이 사실은 우리가 행하는 '갑질'의 다른 모습들이다.

어쩜 그동안 우리사회는 부끄러움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 과정을 무시한 성과주의와 자기 것만을 챙기는 이기주의적인 삶이 마치 성공인 것처럼 둔갑하여 포장되어졌기 때문이다. 갑질의 근절은 그저 보호법률 몇 개를 더 만든다고 사라질 일이 아니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비상식적인 것들을 몰아내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며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와 더불어 사는 이웃의 아픔을 보듬을 줄 알 때 점차 사라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의 작은 행동부터 배려를 위한 몸짓으로 변해야 할 것이다. <조미영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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