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남단 인문학 출판사'인 북길드의 배경완 대표는 10년 이상 꾸준히 판매되는 고전 같은 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진선희기자 2014년 서귀포에 둥지 틀어 '최남단 인문학 출판사' 표방 유행보단 완성도 높은 책으로 내년엔 제주신화 주제로 발간 서귀포시 제2청사 1층 창업스튜디오에 그의 사무실이 있었다. 다른 이들과 공간을 구분해 놓은 칸막이에 이런 문구가 달린 홍보물이 붙었다. '서귀포에는 대한민국 최남단 인문학 출판사 북길드가 있습니다.' 북길드의 배경완 대표.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배 대표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단행본 출판사들이 모인 출판인회의에서 개설한 출판아카데미를 통해 이론과 실무를 익혔다. 그동안 출판사에 근무하며 단행본이나 인문 잡지를 제작해왔고 프리랜서로 책임편집자 등을 맡았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며 자연스레 경기도 파주를 근거지로 출판사를 꾸렸다. 북길드란 이름을 단 첫 책은 2012년 9월에 나온 강대진의 '그리스 로마 서사시'였다. 배 대표가 몸담았던 출판사에서 인연을 맺은 저자로 기존 책의 개정증보를 통해 깊이를 놓치지 않고 독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려 했다. 꼭 2년 뒤 두번째 책으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된 백승균의 '사진 철학을 만나다'가 묶인다. 배 대표 부부가 제주로 거처를 옮긴 해였다. 출판의 특성상 제주여도 상관이 없다는 생각에 큰 망설임없이 이주를 결심했다. 1인 출판사인 북길드의 책은 유행과는 무관해 보인다. 배 대표는 "단 한 권을 내더라도 10년 이상 판매되는 '고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연초에 3쇄를 찍은 '그리스 로마 서사시'는 지난 5년간 인문서로는 드물게 3500부가 팔려나갔다. 발간이 더뎌지더라도 출판 과정 하나하나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배 대표는 올해 초부터 '서귀포 인문학클럽'을 통해 2주에 한번 꼴로 한 권의 책을 3~4개월씩 읽어가는 모임을 갖고 있다. 지금은 소로의 '월든'을 본다. 수천, 수만명의 사람들이 책 한권으로 연대감을 가질 수 있는 놀라운 힘을 믿으며 그는 오늘도 책을 읽고, 책을 만든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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