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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가 이슈&현장]원도심 재생 문화공간 지속가능성은
임대료만 오르고 거리 활성화 '가물가물'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7. 11.06. 20:00:00
제주시 빈 점포 임차사업 "건물주만 좋은 일" 지적
문화예술의 거리 제자리 걷는데 건물 임대료는 상승
영화관 임대 영화예술센터도 민간단체 활용폭 좁아져

"빈 점포를 임대해 원도심을 재생한다고 했는데 건물주만 이득이 되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건물주들은 공간을 놀리지 않아 좋겠지만 임대료를 지원해주는 만큼 거리가 활성화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얼마전 만난 도내 문화예술인은 그런 이야기를 했다. 제주시가 삼도2동주민센터 부근 문화예술의 거리 일대에서 진행중인 빈 점포 임차 사업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도시재생 바람을 타고 제주시 원도심 공간 활용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상당 금액이 건물 임대료로 소진되고 있는 형편이다.

▶"2019년까지 5년간 효과 분석 재계약"=2011년 무렵만 해도 옛 제주대병원 앞엔 비어있는 점포가 많았다. 제주대병원이 아라동으로 이전한 뒤 나타난 일이다. 이같은 빈 점포를 빌려 문화공간으로 가꾸는 사업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하반기 제주시는 11개 점포 임대료로 총 1500만원을 지원해 입주 작가들의 창작공간이나 공방 등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임차사업의 첫발을 뗐다. 2015년엔 11개 점포 1억1000만원, 2016년 13개 점포 1억1000만원, 2017년 13개 점포 1억1000만원을 임대료로 지원했다.

문화예술의 거리에 입주했던 한 문화예술인은 빈 점포 임차 사업으로 지자체가 비용을 대면서 임대료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가 빌려쓰던 공간 역시 임대료가 3배 뛰었다. 빈 점포를 활용한 거리 활성화는 미지근한 상태인 반면 건물주는 이 기간에 안정적인 임대료 수입을 거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제주시의 빈 점포(13개소) 임차 사업 계약 기간은 2019년까지 5년간이다. 앞으로 2년 더 남았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 기간까지 진행된 임차사업의 효과를 분석한 뒤 재계약 여부를 결정지을 계획"이라고 했다.

▶영화제 치르는 민간단체 대관료 껑충=제주도가 원도심 재생을 목표로 제주영상위원회에 위탁 운영하고 있는 영화문화예술센터도 사정이 비슷하다. 옛 코리아극장 건물주가 바뀌며 둥지를 옮겨야 했던 영화문화예술센터는 지난 4월부터 제주시 중앙로에 있는 모 영화관 6~7관을 이용하고 있다. 영화문화예술센터는 하루 최대 4회까지 이 영화관에서 상영회를 가질 수 있는데 한해 운영비 2억원 중 일부가 영화관에 임대료로 지출된다.

영화문화예술센터가 영화관을 빌려쓰면서 영화제를 주최하는 민간 단체도 피해를 보고 있다. 모 단체는 영화문화예술센터가 옛 코리아극장에 입주했을 때보다 5배 가량 많은 비용을 대관료로 내야 했다. 영화제 일정을 소화하려면 영화문화예술센터 외에 영화관의 추가 상영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제주영상위측은 "원도심에서 극장 시설을 갖춘 공간을 매입하거나 임대하기 어려워 기존 영화관을 사용하게 된 것"이라며 "제주영상미디어센터 예술극장을 상영관으로 리모델링하기 위해 제주도에 내년 예산 25억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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