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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플러스] 제17회 최남단 방어축제
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그 맛, '제주 방어'가 부른다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입력 : 2017. 11.30. 20:00:00

지난해 방어축제에서 참가자들이 맨손으로 방어잡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살 오른 겨울 방어 별미… 회·구이·찌개 등 다양하게 즐겨

겨울 날씨가 매서우면 매서울수록 제맛이 드는 것이 있다. 바로 겨울 배추와 제주 방어다. 특히 뱃살이 두툼하게 오른 겨울철 방어는 다른 때보다 한층 더 고소해 별미 중 별미다. 겨울 방어는 차가운 북서풍이 한라산을 넘어 서귀포에 닿을 때면 모질고 거친 모슬포 앞바다를 헤치고 나타난다. 10~12월 사이 러시아 연방 극동에 있는 캄차카반도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마라도에서 겨울을 보낸 뒤 이듬해 3~4월 동해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간혹 제주에서는 여름철에도 방어가 잡히기도 하지만 겨울 방어를 더 알아준다. 그 이유는 여름엔 수온이 높아 방어살에 탄력이 없고 기생충이 기생할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동해와 남해 등 다른 지역에서도 방어가 잡히지만 제주 방어는 조금 더 특별하다. 다른 지역은 그물로 방어를 잡지만 제주는 낚시로 잡아 올린다. 특히 최남단 방어축제가 열리는 서귀포시 모슬포지역은 방어를 잡기 앞서 동이 트기 전 자리돔을 먼저 잡아 그를 미끼로 방어를 낚는다. 때문에 보통 방어잡이가 시작하는 것은 새벽 4시. 자리돔을 바늘에 끼워 바다에 던지면 방어가 몰려든다. 보통 방어는 떼를 지어 다니기 때문에 조업이 시작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때론 조업 시 방어떼를 쫒아 상어들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런 날은 몸보다 마음이 힘든 하루가 된다. 보통 방어잡이 조업이 끝나는 때는 늦은 오후이며, 오후 9시쯤 항구에서 경매가 이뤄진다.

깊은 바다에서 잡히는 방어는 거센 조류 때문에 살이 차지고 단단하다. 때문에 회로 즐겨 먹는다. 다른 지역에서는 방어를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간장을 곁들여 먹지만 제주는 다진마늘과 매운 고추를 넣어 섞은 쌈장을 선호한다. 간혹 신김치에 말아먹기도 하고 참기름으로 양념한 밥과 함께 마른 김에 싸서 먹는 사람도 있다. 틈틈이 살이 많은 방어 머리도 다양하게 요리되는데, 방어머리구이와 방어머리와 김치를 넣어 만든 찌개가 대표적이다. 방어머리와 김치를 넣어 만든 찌개는 회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엄지를 척하고 세울 정도로 구수하다.

방어는 맛도 맛이지만 건강에도 좋다. 뇌세포 활성화에 효과가 있으며 불포화지방산(DHA)과 비타민 D가 풍부해 고혈압·동맥경화의 예방은 물론 골다공증과 노화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방어 기름기는 혈전 생성을 방지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방어에 포함된 파르미트레이산은 혈관 벽을 두껍고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간혹 사람들은 방어와 부시리(히라스)를 혼동하기도 하는데, 쉽게 구분하지 못할 만큼 닮았기 때문이다. 두 생선은 주둥이 윗턱의 생김새와 가슴·배지느러미의 길이로 구분할 수 있다. 방어는 부시리보다 윗턱 끝이 뾰족하고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의 끝단이 거의 나란히 있다. 반면 부시리는 가슴지느러미가 배지느러미보다 짧다. 두 생선은 회로 떴을 때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는데 방어는 대표적인 붉은살 생선으로 크면 클수록 맛이 좋다. 반면 부시리는 회로 떴을 때 옅은 진주빛으로 배부분이 기름기가 적고 살이 단단하다.

제철 방어, 축제에서 만나요!

제17회 최남단 방어축제 이달 3일까지 모슬포항서
방어 맨손으로 잡기부터 낚시체험·어시장 선상경매까지
대방어 해체쇼 볼거리 더하고 무료 시식으로 먹는 재미도

겨울철 통통하게 뱃살이 오른 방어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오는 30일부터 12월3일까지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 일대에서 개최되는 '제17회 최남단 방어축제'를 즐겨보자.

'청정 제주바다의 흥과 맛과 멋의 향연'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지난 30일 오후 4시에 풍물패의 길트기 행사로 시작됐다. 풍어제가 이어지고 오후 6시에는 개막식이 열렸다.

축제 기간 방어 맨손잡기, 가두리 방어낚시체험, 선상낚시체험, 소라 바릇잡이, 아빠와 함께하는 릴 낚시체험, 어시장 선상경매 등 다양한 바다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대방어 해체 쇼와 무료 시식 행사로 보는 재미는 물론 먹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고, 부대행사로 해녀가요제와 잠수복 입고 맨손으로 방어잡기, 해녀태왁만들기, 지역어르신들을 위한 투호·고리던지기·장작윷놀이도 마련됐다. 축제 방문객 중 방어가 담긴 수족관의 열쇠(행운의 열쇠) 4개를 찾으면 방어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황금열쇠를 찾아라 이벤트도 진행되며, 행사 기간 중 가파도 여객선을 이용하는 탐방객은 가파도 여객선 이용료를 20% 할인받을 수 있다. 할인권은 축제본부에서 배부된다.

이 중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것이 바로 방어 맨손잡기다. 말 그대로 커다란 수조에 방어를 풀어놓고 맨손으로 방어를 잡는 프로그램이다. 축제위원회 측은 방어를 잘 잡으려면 수조 구석을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수조를 뛰어다니기 때문에 방어들이 결국 구석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이미남 축제위원장은 "최남단 방어축제를 제대로 즐기려면 무료 시식회, 방어 맨손 잡기 등과 같은 주요 행사가 열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면서 "20만명이 찾는 제주의 대표 축제인 최남단방어축제의 차별화된 컨셉을 살리는 한편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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