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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더 깊고, 더 넓게 일곱 가지 제주를 보다
문경수 탐험가의 '… 제주 과학 탐험'
조흥준 기자 chj@ihalla.com
입력 : 2018. 02.23. 00:00:00
민속자연사박물관부터
한라산 알린 겐테까지
새로운 제주섬의 발견


유네스코가 인정한, 대한민국 남쪽 끝에 소재한 가장 큰 섬. 남한에서 가장 높다는 한라산이 있고, 섬 전체가 화산으로 이뤄진 곳. 이 밖에도 제주를 꾸미거나 수식할 수 있는 단어는 끝이 없을 정도로 많다. 그 명성만큼이나 많은 관람객이 제주를 찾는다. 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역시 더 깊고 더 넓은 제주를 만나기 위한 훌륭한 지침서이자 탐험서다.

저자는 탐험의 즐거움과 과학의 흥미에 대해 먼저 언급한다. 그리고 과학과 탐험을 조우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으로 제주를 꼽고 있다. 다양한 표본이 있고, 육지와는 또 다른 생태계가 살아 있어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탐험 지역이자, 낙원이라고까지 그는 표현하고 있다.

책의 첫머리는 제주를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부터 시작된다. 탐험의 목적이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경유지도 각각 달라지겠지만, 이 책은 제주 탐험의 순서를 크게 일곱 가지로 나누고 있다. 그 첫 번째 시발점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이다. 저자가 직접 박물관에서 만난 인물들과 보고 듣고 나눈 이야기들, 그리고 숙소와 중간에 들렸던 서점까지도 자세하게 취재해 기록해 놓았다.

이 책은 문경수 저자의 개인 여정을 따라가면서 제주의 지질, 생태, 천문 등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주상절리를 함께 걸으며 화산학을 공부하고, 곶자왈을 탐험하면서 식물학을, 하늘과 가까운 한라산에서 천문학을 다룬다. 또 화산섬 제주의 기원과 탐라도, 역사 속 한라산의 모습과 제주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 등을 통해 제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준다. 제주를 발견하고 보존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제주 탐험을 깊이 있고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만장굴을 발견한 부종휴 선생과 꼬마 탐험대, 제주 오름을 연구한 김종철 선생, 바다에서 본 한라산에 반해 한라산을 알린 독일인 겐테 등 모두가 제주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제주는 전시가 아닌 기록이 필요한 섬이라 주장하면서 제주만이 간직하고 있는 작은 기록들이 하나하나 모여들 때 제주의 가치를 세상에 더욱 널리 알릴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 책 역시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제주를 아끼고 사랑하는 탐험가가 남긴 작고 소중한 발자취 중 하나가 아닐까. 동아시아. 1만4000원. 조흥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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