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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죽음이 우리의 삶에 주는 소중한 것들
로스의 '죽음과 죽어감에 답하다'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18. 04.06. 00:00:00
존엄한 죽음 준비하는 안내서
시한부 환자·의료진 관계 재편
죽음은 삶을 더 강하게 만들어


"죽음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이해하고 인간의 유한성을 받아들일 때 삶을 의미 있고 충만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죽음과 죽어감에 답하다'의 저자 엘리자베스 퀴불러 로스 박사는 죽음이 인간의 삶에 대한 가르침을 이같이 축약한다.

저자는 앞서 1969년 자신의 첫 작품 '죽음과 죽어감'을 통해 2년 반 동안 시한부 환자들을 관찰하고, 인터뷰하고, 연구한 결과를 정리해 세상에 내 놓았다. 저자가 최초로 정립한 죽음의 5단계인 '부정과 고립-분노-협상-우울-수용'은 이제는 일반인들도 알고 있는 보편적 사고다. 이 책은 시한부 환자에 대한 임상 실무의 변화, 질병과 죽어감에 대해 개개인의 자주권을 회복시켰다는 점에서 환자와 의료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실제 이 책은 첫 출간 이후, 저자가 5년간 시한부 환자를 돌보는 일에 관한 약 700회의 워크숍, 강연,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청중들이 가장 많이 던진 질문들과 이에 대한 자신의 대답을 모아 1974년에 새롭게 엮어졌다. 인간으로서 누구나 직면하는 '죽음과 죽어감'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에 이해를 돕는 책이다. 청중 혹은 독자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재활훈련사와 환자가족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일반인도 모두 적용된다.

'죽음'이라는 거울에 비춰지는 현재의 삶을 반추할 수 있도록 이 책은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성찰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이 책에는 시한부 환자, 불치병과 자살, 갑작스러운 죽음, 연명의료, 유족의 문제, 장례식, 노년기, 의료진의 문제 등 '죽음과 죽어감'에 대한 많은 논점들을 다룬다. 그 과정은 매우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며 많은 상처를 남기기도 하지만 그것은 삶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저자는 말한다.

저자의 작업은 슬픔이나 힘든 상황에 대처하는 단순한 방법이나 지침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이고 근원적인 해답을 주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즉 죽음과 죽어감은 삶과 살아감에 대한 생사의 경계에서 느끼는 감정이자 그 존엄함이다.

저자는 죽음과 죽어감에 대해 말한다. "어떤 사람들에게 가장 큰 두려움은 죽음이 자신의 통제와 이해를 넘어선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무의식적인 진짜 두려움은 죽음이 파국적 파괴력을 가지고 있고 죽음이 근본적으로 우리 자신의 잠재력 파괴성과 관계가 있다고 보는 관점에서 생깁니다. 저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파괴성을 똑바로 마주볼 수 있다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청미. 1만8000원. 백금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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