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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30년 제주 30년] (14) 모래찜질
예나 지금이나 신경통엔 검은 모살찜
홍희선 기자 hahs@ihalla.com
입력 : 2018. 07.19. 20:00:00

1989년 어느 여름날 도민들이 불볕에 달궈진 삼양해수욕장의 검은 모래 속을 헤집고 들어가 누워 무더위를 잊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 사진=강희만 기자 photo@ihalla.com

29년 전 모래찜질하는 모습 '찰칵'
찜질 후 시원한 담수로 무더위 씻어


제주 해안가의 은빛 모래사장은 흔하디 흔하지만 삼양해수욕장은 화산암편과 규산염 등 어두운 빛을 내는 광물이 많은 모래로 구성돼 어두운 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민들 사이에서는 이 삼양해수욕장의 반짝이는 검은모래가 태양열에 달궈져 뜨거워졌을 때 그 안에 몸을 파묻고 찜질을 하면 관절염과 신경통이 누그러지는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때문에 매년 여름이면 삼양해수욕장에서 검은 모래안에 몸을 파묻고 찜질을 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이어지는 폭염 속 어르신들이 삼양해수욕장 검은 모래로 찜질을 하며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사진=강희만 기자 photo@ihalla.com

이를 제주에서는 모살(모래)뜸이라고도 부르며 모래찜질을 하려면 약간의 자릿세를 내고 누우면 모래로 삽을 퍼서 몸을 덮은 후 파라솔 등으로 뜨거운 해를 가려 오랜 시간 찜질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삼양해수욕장은 검은모래 자원을 이용한 삼양 검은모래축제가 매년 열린다. 올해는 오는 27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되며 다양한 행사와 공연 등이 준비된다.

또한 삼양해수욕장 인근엔 해안용천수가 나오기도 해 뜨거운 찜질로 지진 몸을 식힐 수도 있다. 이 담수는 수도가 보급되기 전까지 동네사람들과 가축들의 식수이며 마을 사람들에겐 목욕탕, 빨래터 등으로 이용해 마을 생활용수로 사용했다. 하지만 한 때 삼양해수욕장 서쪽해안에 수원지를 만들며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해 해수욕장이 폐쇄된 적이 있지만 지금은 다시 개방됐다.

삼양해수욕장에서 동쪽으로 7분 정도 거리엔 바다로 흘러가던 용천수를 막아 삼양동 야외 담수풀장이 있다. 이 담수풀장의 수온은 무더운 여름철에도 5℃ 내외를 유지해 더위를 잊기엔 그만이다. 강희만·홍희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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