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4월, 오키나와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중에 가족과 함께 동굴로 피신한 민간인들. 낯익은 장면이었다. 전쟁을 피해 가족들과 함께 동굴로 피신하는 민간인들, 피난길에 오르는 여자와 어린아이들, 목숨을 잃은 어머니 곁에 앉아있는 아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건너올 그림들에서 기록화로 봤던 제주4·3의 순간들이 자연스레 겹쳐졌다. 아시아태평양전쟁 끝무렵인 1945년 4월부터 6월까지 오키나와 섬들을 무대로 일본군과 미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이것이 오키나와전이다. 이 기간 미군과 일본군이 약 8만 명 죽었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그보다 훨씬 많은 12만 명 가량이 희생됐다. 당시 오키나와현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된다. 미군의 공습으로 피난길에 오른 여자와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제주에 전시되는 작품은 1980년대 초에 그려졌다. 해외 전시는 이번이 처음으로 그림으로 증언하는 전쟁의 기억을 만날 수 있다. 개막 행사는 첫날 오후 1시30분. 개막일 오전 10시부터는 제주오키나와학회와 공동으로 심포지엄도 진행된다. '오키나와전과 4·3: 제노사이드에 대한 주민의 기억과 재현'(조성윤) 기조 발표를 시작으로 '전쟁 '체험'을 그리다'(기타하라 메구미 오사카대 교수), ''원폭도'가 그려내는 전쟁의 '기억''(오카무라 노리유키 마루키미술관 부관장), '역사적 트라우마, 그림으로 피어나다'(김유경 제주대 강사), '진보함, 혹은 진부함-4·3을 보는 미술의 시선'(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에 대한 발표가 잇따른다. 미군의 탄환에 목숨을 잃은 어머니 곁에 앉아있는 아이.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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